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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0 주일/ 사랑의 충고로 실현하는 사랑의 소명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09 조회수1,843 추천수5 반대(0) 신고




가해 연중 23주일(17.9.10)
에제 33,7-9; 로마 13,8-10; 마태 18,15-20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사랑의 충고로 실현하는 사랑의 소명

 

오늘의 말씀들은 관계 안에서의 사랑의 충고에 대해 가르칩니다. 예언자는 주님의 자비뿐 아니라 경고도 충실히 전해야 할 소명을 지닙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악인에게 그 악한 길을 버리도록 경고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기 죄 때문에 죽겠지만, 그가 죽은 책임은 너에게 묻겠다.”(에제 33,8) 우리에게도 그런 사랑의 소명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10) 우리는 소극적으로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는 것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사랑은 형제자매들이 악을 저지르지 않도록 충고하는 것으로도 표현되어야겠지요.

예수님께서는 형제가 공동체생활을 교란하거나 공동체의 신용에 해를 끼친 죄를 짓거든 먼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단둘이 만나’ 충고하라 하십니다. 그래도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한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서 사랑의 힘을 모아 타이르라 하십니다. 그마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회공동체에 알리고, 그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가 회개할 때까지 공동체에서 격리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죄 지은 사람을 처벌하고 단죄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이 아닙니다. '영혼의 아픔’ 중에 있는 형제자매가 치유될 수 있도록 끝까지 사랑의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모두가 당신의 생명 안에서 창조의 숨결을 이어가고, 사랑 안에 머물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제적 충고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무엇보다도 충고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사랑의 충고를 바라시는 ‘자비이신 하느님’과 일치해야겠지요. 기도하며 사랑의 마음을 지니지 않고 충고하려 할 때, 자칫 자신만이 옳고 더 낫다는 교만과 사랑이 빠져버린 이성적 판단으로 오히려 그 사람의 영혼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충고는 사랑의 마음으로 하되, 말하기에 앞서 죄지은 형제자매의 마음을 들어주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의 어려움과 아픔과 말 못할 고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줄 때 비로소 그는 사랑의 충고를 들을 마음의 여백을 갖게 될 것입니다. 누구든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짐을 느낄 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권고에 귀 기울이게 되고 행동을 바꿀 결심도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이신 하느님을 듣지 못하고서는 남의 마음을 들을 수 없고, 결국 참된 충고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형제적 충고란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주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런 사랑의 경청에 뒤따르는 형제적 사랑의 충고가 죄지은 형제자매의 회개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는 충고는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충고는 사랑으로 돌아서도록 이끌어주시는 주님 안에서의 기다림입니다.

사랑으로 하는 충고는 자기 생각을 주입시키려 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사랑 없는 비판을 받으면 온갖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자신을 지키려 하고, 책임마저 회피하려고 하지요. 따라서 충고할 때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인 점들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충고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은밀히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인격이 아니라 ‘관련된 행위나 일어난 일에 대한’ 자신의 느낌만을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능한 한 부정적 비평이나 충고는 피하되 꼭 해야 한다면 진지하고 솔직하게 해야 합니다. 충고는 구체적으로 하고 시정방법이나 대안을 제시하며, 상대에게 협력을 구하며 우호적으로 끝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사랑 안에 일치를 이루며 살기를 바라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사랑으로 서로를 부축하고 치유해주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자신의 판단과 뜻을 앞세운 ‘심판관’이 아니라 ‘사랑의 기다림’을 안은 사랑의 치유자가 되어 다 함께 주님을 찬미하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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