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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3 수/ 참 행복을 위한 비움과 떠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2 조회수1,915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23주 수, 루카 6,20-26(17.9.13)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루카 6,20.24)




sermon on the plain





 

참 행복을 위한 비움과 떠남

 

예수님께서는 행복과 불행을 선언하십니다. 가난한 사람은 하늘나라를 차지할 것이고, 굶주린 사람들은 배부르게 될 것이며, 지금 우는 사람은 웃게 될 것이니 행복하다 하십니다. 또한 당신 때문에 미움을 받고 쫓겨나며 모욕을 당하고 중상을 받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축복하시고,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가장 위대한 축복인 하느님 나라를 약속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그들을 행복하다고 하셨을까요? 그들은 지니지 못하고 누리지 못했기에 하느님에 대한 그리움을 지닌 가난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처지에 있기에 삶의 주도권을 하느님께만 바쳐드린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그리워하고 그분께서 주시는 선을 갈망합니다.

굶주린 이들은 부의 근원인 하느님을 갈망하며 살아갑니다. 슬퍼하는 이들은 억울함을 벗어나 정의이신 하느님을 간절히 바라지요. 그들은 기쁨 자체이신 하느님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이런 갈망은 하느님을 향하고 있고 하느님이 그 존재이유이기에 거룩한 갈망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렇듯 하느님을 향한 거룩한 갈망을 지니고 살아가가는 이들을 ‘먼저 선택하시고’ 축복해주시며 행복을 약속하십니다. 우리도 이런 갈망을 지닌 가난한 사람이 된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요. 나는 하느님과 무관한 것들, 세상의 편의와 물질과 감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며 기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러나 참으로 행복을 바란다면 하느님만으로 만족하고 그분께 온전히 의탁하는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행복선언에 이어 예수님께서는 부유한 이들, 배부른 이들, 그리고 웃는 이들에게 불행을 선언하시며 그들의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한마디로 세속적 삶의 풍요와 안정 때문에 아쉬움이 없는 이들이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부유한 사람은 자기 삶의 기반을 하느님이 아닌 재물에서 찾기 때문에 불행합니다. 예수께서는 우리 삶에 필요한 것들을 반대하시지 않지만, 그런 것들을 우상화하고 행복의 원천으로 추구하는 것을 비판하신 것입니다.

불행한 이들은 세상 재물과 권력에 기대어 삶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움켜쥐었다고 착각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리가 없으며, 이기적이며 세속적인 것들로 자신을 가득 채웁니다. 결국 그들은 마지막 날에 참으로 공허하고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인간이 하느님 없이 죽어가는 것보다 더 비참한 일은 없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따라서 행복을 원하거든 삶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향해야 합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좇으면서 재물이 나를 끌고 가도록 내맡긴 채 살아간다면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소유하고 그분을 삶의 중심에 두기 위해, 우리는 ‘소유없이’의 삶을 선택해야 하고 비우고 떠나는 연습을 계속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게 현세 재물과 세속의 가치로부터 떠나 주님께로 가는 길이 바로 행복의 길입니다. 물론 그 길은 편하고 낭만적인 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은 행복하다(22절).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박해를 겪을 제자들의 운명이 오히려 행복의 조건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기꺼이 일상의 십자가를 지고 사랑으로 견뎌내도록 해야겠습니다.

오늘 이 땅에서 아무런 반대도 받지 않고,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차별, 비인간적 상황 앞에 침묵하고 자신만의 안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는 가난한 자 되어, 그분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일상의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행복한 우리이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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