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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4 조회수2,242 추천수11 반대(0)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통찰이라는 프로를 보고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소양을 넓힐 수 있는 프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많은 보물을 남겨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랑의 눈으로, 믿음의 눈으로, 희망의 눈으로 세상으로 보면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보물들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듯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조금만 내서 찾아보면 세상 살아가는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좋은 프로들도 많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통찰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셨으면 합니다.

 

고대 이집트의 무덤에 이런 내용의 그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저승의 문지기가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당신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습니까? 당신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습니까?’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는지, 재산은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 성공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잘못과 과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몰랐을 때, 알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라고 합니다.

 

4000년 전의 통찰이지만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고대인들은 현대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 고대인들은 현대인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은 어쩌면 현대인들의 오만과 착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고대인들은 문명과 역사의 씨를 뿌렸고, 우리는 그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질문을 하십니다. ‘아담아 너 어디에 있느냐? 카인아 네 동생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아담이 해야 할 일을 잘 몰랐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카인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동생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떠날 것입니까? 나는 여러분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습니다.’ 신앙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까? 해야 할 그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해야 할 일을 잘 아셨고,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치욕과 모욕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지고 가심으로써 속죄와 구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외부에서 찾은 적이 많습니다. ‘성공, 명예, 업적, 능력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나 정말 해야 할 일은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눔, 헌신, 십자가, 사랑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이 세상에서 이미 시작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을 알았고, 최선을 다했던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은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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