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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안 묵상] 외롭지만 희망을 안고...- 토토로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4 조회수1,517 추천수5 반대(0) 신고

?1997년 10월 15일에 인공위성 한 대가 발사됩니다. 카시니라는 이름의 인공위성은 지구로부터 토성을 탐사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먼 길을 떠납니다. 위대한 사명을 안고 떠나는 하나의 탐험가.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긴 침묵을 이겨내야 하는 인공위성이었지만 자신의 사명 하나만 믿고 묵묵히 길을 떠납니다.

2004년 6월 30일, 카시니호는 토성 궤도에 진입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탑재한 호이겐스라는 작은 자녀 위성을 타이탄으로 보냈고, 호이겐스호는 2005년 1월 14일에 타이탄에 무사히 착륙합니다.

10년 이상의 시간동안 카시니호는 토성과 그 가족인 얼어붙은 위성들의 경이로움을 지구로 전송해 주었습니다. 액체 상태의 메탄이 흐르는 강과 바다, 엄청난 위력의 토성 중력 등 지구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토성과 그 위성들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 토성을 탐사한 카시니호의 연료는 바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운명이 다 할 시점인 2017년 4월 26일에 '그랜드 피날레'라는 마지막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카시니호는 토성과 그 고리 사이의 공간을 22번차례 비행합니다. 그 어느 탐사위성보다 토성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여 토성의 맨 얼굴을 탐사하게 됩니다.

2017년 9월 15일, 카시니호는 토성의 대기권에 진입합니다.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고온의 마찰열 때문에 카시니호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급기야 타버리게 됩니다. 자신의 몸이 타들어가는 그 순간에도 카시니호는 지구를 향해 안테나를 돌려 작별 전파를 발사할 것입니다. 카시니는 토성의 하늘에서 여정의 끝을 장식합니다. 자신의 몸이 다 타들어가 영원히 토성과 하나된 카시니호는 우주에서 보낸 20여 년의 임무를 완수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원대한 꿈을 안고 발사된 카시니호는 긴 침묵과 외로움 속에 내던져졌습니다. 태양풍과 방사선, 그리고 소행성의 위협을 받았지만 오로지 토성만을 바라보며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토성을 이리저리 관찰하며 토성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했고 때가 되자 토성과 하나되었습니다. '토성을 사랑한 카시니호'는 그토록 바라던 토성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도 카시니호 같다고 봅니다. 큰 꿈을 안고 세례를 받았지만 그 누구도 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세상의 유혹과 시련 그리고 아픔 때문에 좌절할 때도 많습니다. 하느님은 침묵하시는 듯하여 더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카시니호가 토성만을 바라보며 달려간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달려갑시다.

그토록 바라던 토성에 도착한 카시니호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향해 달려가면 우리의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탐색을 합니다. 가까이, 때론 멀리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탐색을 하면서 그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탐색은 하느님 계명의 실천, 회개, 성경, 기도, 전례 참여 등의 행위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우리는 하는님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아니라 내 삶이 바로 하느님을 향한 삶이 되고, 하느님 안에서 희망을 안고 달려가는 그런 삶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결코 외롭거나 두렵지 않습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삶입니다. 때론 바보같을 수도 있지만 그 삶이 나를 지탱해 줄 것이고 이끌어줍니다. 신앙은 하느님 안에서 내가 바로 '나'임을 알려주는 기쁨의 여정입니다. 우리도 카시니호처럼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달려갑시다. 분명 그분께로 다다를 것이고 그분과 하나되는 삶을 살 것입니다. 꼭 그렇게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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