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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5 금/ 고통을 공감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발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4 조회수1,771 추천수6 반대(0) 신고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 요한 19,25-27(17.9.1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요한 19,25)











 

고통을 공감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발길

 

오늘은 예수님과 함께 수난의 길을 걸으셨던 성모님의 고통을 회상하는 날입니다. 마리아는 아드님의 수난의 여정을 함께 하며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픔을 겪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심으로써, 아드님의 열려진 늑방에서 태어난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예물기도).

십자가 밑에 서 계셨던 마리아께서는 “당신 외아드님과 함께 심한 고통을 당하셨고 아드님의 제사를 모성애로써 함께 드리셨으며 당신께서 낳으신 희생자의 봉헌을 사랑으로 동의하셨습니다.”(교회헌장 58항) 이렇듯 고통을 받으신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주님의 수난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원형이십니다.

성모님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의 수난의 사랑에 일치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인류를 향한 구원의 여정에 한 순간도 빠짐없이 늘 함께 하셨지요.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 시중을 들며 함께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칠 때, 마리아는 그분과 더불어 시간과 침묵과 사랑의 마음을 바치셨습니다. 마리아의 ‘함께함’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지요.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환영받을 때나 핍박을 받을 때, 고통을 겪을 때나 심지어 십자가 위에서 죽어 가실 때 ‘늘’ 함께 하셨습니다. 또한 유다인의 땅과 이방인의 땅, 죄인들의 집과 세리의 집, 병자의 집 할 것 없이 어디서나 ‘함께’ 하셨습니다.

그렇게 고통의 어머니 마리아는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 예수님과 길을 똑같이 걸으셨습니다. 마리아는 침묵 가운데 아드님과 함께 하시며, 고통 받는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시고, 슬퍼하는 이들의 슬픔을 담는 항아리가 되어주셨습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동료 인간들이 겪는 아픔에 늘 함께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와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19,26) 이어서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이르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19,27) 제자들은 마리아를 어머니로서 받아들임으로써 이제 그분을 구원을 향한 제자공동체의 영적인 사랑방으로 맞이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구원의 씨앗인 고통을 받아들여 영원한 생명의 꽃을 피우는 '고통의 사랑방'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마음을 열고, 모든 이를 차별 없이 받아들여 함께 해야겠지요. 고통의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인 ‘함께함’과 ‘사랑의 수용’이 바로 고통의 사랑방으로 들어가기 위한 열쇠입니다.

우리 모두 성모님의 마음으로 ‘함께 공감하고’, 그분의 몸짓으로 함께 고통을 나눔으로써, 공동의 선과 사랑을 발생시키는 영적 샘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덕적으로 견뎌내고 묵묵히 자신의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사회, 교회 공동체의 고통과 죽음의 현실들을 묵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나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처럼 다른 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그리고 불의와 고통 앞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의 길을 걸으셨던 성모님의 모범을 본받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가 드러날 수 있도록 고통과 불의의 정원에서 사랑의 불을 지피는 오늘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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