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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9 화/ 가엾은 마음으로 다가가 생명을 불어넣는 손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8 조회수95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4주 화, 루카 7,11-17(17.9.19)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




Raising of the Widow’s Son





 

가엾은 마음으로 다가가 생명을 불어넣는 손길

 

예수님께서는 나인이라는 고을 성문 가까이에 이르셨을 때, 사람들이 한 과부의 죽은 외아들을 메고 나오는 것을 보십니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힘겹게 살아온 그녀에게 하나 뿐인 아들은 ‘희망’ 자체였을 것입니다. 외아들의 죽음은 희망을 절망으로 바꿔버렸고, 깊이를 모르는 슬픔과 고통은 삶의 의지마저 꺾어버렸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십니다. 그렇게 자비이신 하느님께서는 친히 인간의 슬픔에 다가오시어 울음을 멈추게 해주십니다. 이어 그분께서는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십니다." 생명이신 분께서 죽음으로 다가가시어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신 것이지요. 그리고는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하십니다.

생명이신 분께서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으시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십니다. 그렇게 예수님 안에서 죽은 이를 살릴 수 있는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생명이신 분께서 죽음의 터를 생명으로 바꾸시고, 절망을 희망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 과부가 잃어버린 희망을 되돌려주고, 생명을 되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죽은 외아들은 생명을 되찾고, 과부는 슬픔의 늪을 벗어나 희망의 정원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죽음의 행렬에 함께 하던 사람들의 발걸음은 이제 주님께서 살아 움직이시는 삶의 터로 되돌아갑니다.

모였던 군중 가운데 누구 하나 반문하거나 의문을 품는 이가 없었습니다. 이로써 죽은 자를 살리는 하느님의 권능이 예수의 인격 안에서 명확히 드러났고, 그 소식은 삽시간에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 나갑니다.”(7,17) 슬픔도 죽음도 모두 사라지고 기쁨과 생명이 온 세상, 모두에게 퍼져나간 것이지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고통을 겪고 절망하기도 하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젖어들기도 합니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세상의 부조리와 아무리 봐도 악인들이 더 잘 사는 것 같아 좌절하고 분노하기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의 부재(不在)를 경험하며 신앙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듯이 주님께서는 우리가 아픔과 고통, 죽음, 불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늘 가엾은 마음으로 우리를 눈여겨보시고, 우리 삶에 개입하시어 슬픔과 절망을 멈추게 해주시고, 죽음을 생명으로 바꿔주십니다. 죽음보다 더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생명의 몸짓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가엾은 마음을 지니고, 사랑과 생명을 되돌리기 위해 움직여야겠지요. 그렇게 할 때 그 누구의 죽음, 슬픔과 고통도 나와 무관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외아들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빠진 과부와 함께 했던 제자들과 나인 고을의 사람들처럼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가엾은 마음을 지니고 서로에게 다가가 고통과 슬픔을 멈추게 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주며, 죽음 가운데서 생명을 호흡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거룩한 공생’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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