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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20 수/ 지혜를 따라가는 신앙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19 조회수1,634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24주 수, 루카 7,31-35(17.9.20)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루카 7,35)










 

지혜를 따라가는 신앙

 

우리는 좋고 싫은 것에 따라 처신할 때가 있습니다. 내 기준과 성향에 맞지 않으면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 생각과 경험을 믿고 다른 이들의 소리를 가벼이 여기기도 합니다.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드러납니다. 사제가 싫고 강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성경말씀은 좋은데 상업화되고 부패한 교회가 싫어서 신앙생활을 중단하거나 포기해버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백성의 불신을 지적하십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거부하는 그들은 마치 장터에서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7,32)라고 말하는 아이들 같습니다. 결혼식 놀이를 하려는 아이들과 장례식 놀이를 하려는 아이들이 서로 서로 호응하지 않고 어깃장을 놓으며 버팁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완고함을 지적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아닌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구원을 거부하는 가장 어리석은 처사임을 알려주십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좋고 싫음에 따라’, ‘내 마음에 들면’이라는 행동의 동기들은 결국 자기중심주의의 표현입니다. 하느님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요 궁극적인 목표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는 결국 자신의 힘에 의존하고 기분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지요.

기분에 따라 신앙생활이 흔들리고, 다른 사람이 잘 해주고 인정해주면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도 오해를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그만 두는 신앙생활이 영원하신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감상적이고 어리석은 태도를 버려야 참 하느님을 만나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있다가도 사라져버리는 현세 재물이나 내 마음을 파고들어 감정의 파도를 일으켜 흔들어놓고 떠나버리는 일시적인 정서 반응에 속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늘 그 안에서, 그것을 통하여 늘 우리를 구원과 행복과 해방의 길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영원하신 손길’을 믿고 그분께 맡길 줄 알아야겠지요. 한마디로 지혜롭게 변덕부리지 않고 늘 항구하게 주님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지혜로운 사람답게 내 안의 육의 경향에서 벗어나 주님의 영을 갈망함으로써, 나의 관점이 아니라 그분의 눈으로 만사만인을 바라보아야겠습니다. 나의 마음이나 기분,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영의 눈으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의미를 발견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든 받아들여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계획을 알아차릴 수 있는 온유한 마음을 지녔으면 합니다.

오늘 바쁜 일상에서 멈춰 내 안에서 변덕을 부리는 마음의 뿌리가 무엇인지 살펴야겠습니다. 잠시만 방심하면 굳어져가는 사고의 틀과 기준, 선입견과 편견에 따라 판단하는 완고함에서 벗어나도록 힘써야겠지요. 온유한 마음과 따뜻한 사랑, 타자를 향한 헌신과 구원의 열정을 지니신 예수님께로 초점을 맞추고 그분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지혜의 여정을 시작하는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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