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순교자들의 지닌 공통점 한 가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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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 작성일2017-09-26 | 조회수1,55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순교자들의 지닌 공통점 한 가지" 어느덧 순교자 성월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다들 자기 한목숨 부지하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는 이 세상에서, 주님을 위해,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그리고 이웃을 위해, 단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용기가 참으로 놀랍고도 부럽습니다. 위대한 순교자들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얻게 된 결론이 한 가지 있습니다. 순교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순교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잘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더군요. 평소 죽어도 조그마한 희생이나 양보 하나 못하는 사람들은, 순교의 기회가 와도 절대로 그 영광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평소 주님의 계명을 떠나 죄와 어둠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순교자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순교자들은 평소 늘 순교를 꿈꾸고 있었으며, 매일 작은 순교의 삶, 백색 순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매일 매 순간 예수 그리스도께 충실했습니다, 매일 순교하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매일의 고통 가운데서도 환한 얼굴로 살았습니다. 이 지상에서부터 이미 천국을 맞보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순교의 기회가 왔고, 아무런 주저없이 그리고 지체없이 순교의 영예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 90개 살레시오회 관구에서 가장 위험한 관구는 중동 관구입니다. 계속되는 테러와 전쟁으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그 지역에서의 삶입니다. 마치 화약고와도 같은 그곳에서도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현존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연피정 때 만났다가 헤어질때면, 중동 관구 살레시오 회원들은 언제나 이렇게 작별인사를 한답니다. “형제여, 주님께서 허락하셔서 내년에 우리 다시 만날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저 위에서 만납시다!” 전쟁터 같은 지역에서 사목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순교를 각오하고 살아가는 그분들의 모습 앞에, 작은 고통 하나 제대로 견뎌내기 힘겨워하는 제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고 초라해보입니다. 우리가 비록 피를 흘리는 순교를 하지는 못할지라도, 매일 직면해야 하는 근원적인 결핍과 고통, 상처와 어둠을 기쁘게 수용하고 극복함을 통해 작은 순교자, 백색 순교자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해야겠습니다. 폴리카르포 순교자의 말씀에 따르면 “순교자들은 한 시간의 댓가로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 처럼 고통은 잠시지만 영광은 영원합니다. 결국 순교와 관련해서도 인내가 관건이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작은 순교, 백색 순교를 위해서도 마찬가지겠지요. 매일 매 순간 수시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십자가, 상처와 억울함 앞에서 여기저기 떠벌리지 않고, 갖은 불평불만 늘어놓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고 침묵하는 것이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이 시대 순교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정말이지 이해하지 못할, 이 호의적이지 않은 현실, 몰이해와 적개심으로 가득한 눈길 속에서도, 주님의 현존하심과 섭리하심을 굳게 믿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 시대 순교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고스마와 다미아노 성인 역시 살아생전 순교하는 마음으로, 순교할 각오로 그렇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아직 그리스도교가 정식 국교로 받아들이기 전 시대를 살아가셨던 고스마와 다미아노 두 분은 박해와 죽음의 위험 앞에서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형제지간이자 의사였던 두 분은 당당하게 자신들이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가난한 환자들만 골라 무료로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박해가 시작되고, 목숨이 경각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스마와 다미아노 두 분은 결코 물러서거나 숨는 법이 없었습니다. 더 열심히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의료봉사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심없는 봉사와 나눔을 통해 자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잘 드러냈습니다. 두분의 청렴결백함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팔라디아라는 환자가 다미아노로부터 치료를 받았는데, 기적적으로 앓던 곳이 말끔하게 치유되었답니다. 너무나 고마웠던 그녀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하나 그에게 건넸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고스마는 격노한 나머지 이런 말을 남겼답니다. “나 죽거든 절대로 다미아노와 한 무덤에 넣지 마십시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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