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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0927 -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 김준영 안드레아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27 조회수892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7
09 27 () 가해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에즈라기 9,5-9
루카복음 9,1-6


김준영 안드레아 신부님 (120926)


하늘에 태양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우리를 비추고 있습니다. 간혹 구름에 가려져 어둠이 찾아오기도 하고 그 따가운 태양빛을 피하려 빛을 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빛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태양처럼 하느님께서도 매 순간 우리를 사랑의 빛과 은총의 빛으로 비추어 주고 계십니다. 다만 우리가 피할 뿐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를 비추고 우리를 살게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그 빛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야 할 사명을 주시기 위해 당시 제자들을 뽑아 세우셨고 지금은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그리고 도구로 뽑아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빛을 피해 어둠 속에 머물고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의 일을 할 때 불필요한 것을 지니지 말라는 것입니다. 복음에서는 여행 보따리 그리고 여벌의 옷 등 부수적인 것을 지니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깊이 생각해 본다면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게 될 때 나도 모르게 무엇을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할머니가 이불 보따리를 들고 가실 때 그 짐을 들어드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이었지만 걸어가는 동안 주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칭찬의 눈빛으로 봐주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선을 느끼지 못하자 어리석게도 괜히 짐을 들어드렸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무의식 속에 누군가를 돕게 될 때 알아주기를 바라고 또한 감사의 인사를 바라고 때로는 내가 이렇게 해 주었는데 너는 왜 이렇게 안 해 주느냐? 라는 식의 답례를 바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허례의식에 사로잡힌 마음들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여행 보따리들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한 보따리가 있으면 제자의 사명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어떤 답례를 바라고 당신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예수님을 바라보고 따라야 합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님의 일을 한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기쁨 보다는 실망을 더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히 당신의 사랑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주님의 가르침을 살아가며 방해되는 보따리들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히 벗어 던져 주님께서 우리에게 조건 없이 내미시는 그 손길을 이제 주님을 모르거나 주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밀 수 있는 주님의 손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준영 안드레아 신부님 (12092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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