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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안 묵상]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 - 로토토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27 조회수1,071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랜 만에 인사 드립니다. 요즘 가족지 원고 때문에 여러모로 바빴습니다. 잘들 지내고 계시죠? 일치와 연대 안에서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안에서 한 형제 자매로 영적 친교를 나누길 바랍니다.

예전에 신학교 입학 동기 모임 차 동기 신부가 주임으로 있는 어느 한 본당에 갔습니다. 서울에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본당이었는데, 모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에 머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랜 만에 만나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던 중 제 동기 신부가 저에게 저녁미사 주례를 부탁했습니다. 그 날이 마침 주일이라 동기 모임에 가서까지 강론을 준비해야 하나 싶었지만 제가 미사드리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 했다는 말에 동기 신부를 생각해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 후에 신자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던 중 어떤 젊은 형제 자매가 저에게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를 아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두 남녀가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고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반갑게 인사를 하지 저도 그 분위기에 맞춰서 반갑게 인사를 받았습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그러자 자매님이 저에게 질문을 하나 했는데 긴가민가한 표정이었습니다.

"혹시 서울에서 미사 드리신 적 없으신가요?"

엥? 이게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습니다

"아, 전 지금 서울에 살아요. 이 곳이 동기 신부 본당이어서 잠시 내려왔습니다. 저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제서야 그 자매는 이제서야 알겠다는 표정으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 제가 서울에 있는 ㅇㅇ본당 신자인데요. 지난 번에 신부님께서 저희 본당에 오셔서 미사 드리실 때 제가 그 미사에 참례했었거든요. 목소리를 들었을 때 혹시나 했는데 맞네요. 저희는 이 일대를 여행 중이에요. 오늘이 주일이라 이 본당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저는 ㅇㅇ본당에 두 번 정도 밖에 가지 않았는데 그 때 저를 봤었고, 동기 신부가 있는 그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또 만난 것이었습니다.

"아~ 네.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 이런 우연이 어디있나 싶네요. 여행 오셨음에도 주일 미사 거르지 않으시고 좋네요. 앞으로의 일정 즐겁게 보내세요."

세상 참 좁습니다. 제가 몇 번 가지도 않은 본당의 신자를 서울에서 저~멀리 떨어진 동기 신부 본당에서 만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 형제 자매도 자신의 여행지 지역 본당에 미사 드리러 왔다가 저를 만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저를 기억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지만 한 편으론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와서까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했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모르지만, 상대방은 저를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춘천에 있을 땐 시내버스 안에서 저를 아는 분을 만났습니다. 심지어 사제복을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고 다니는데도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나봐요?"
"아이고~ 신부님. 여기서 뵙네요. 저 XX 본당 신자에요. 신부님이 저희 본당 오셔서 미사드리실 때 몇 번 봤어요."
"반갑습니다. 전 ㅇㅇㅇ라고 합니다. ** 본당 신자입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의외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누군가 나를 아는 사람이 지나가기 때문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평소에 못된 모습으로 살기 때문이란 것은 아니지만, 저의 행동과 말을 하나하나 조심하지 않으면 제가 부여받은 직분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또 그만큼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수도자 다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저에게 교회의 공인이라는 말씀을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의 행동 하나가 제가 속한 수도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제가 이야기하는 말이 교회나 제가 속한 수도회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한 분 한 분이 저의 지인이라 생각하고 올바르게 산다면, 언제 어디선가 저를 본 사람이 저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글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실제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말도 듣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만큼 착하고 한결같이 살아야겠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좋은 일은 듯합니다. 아무래도 하느님의 뜻대로 정말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겠다는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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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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