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70928 -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 권경렬 베드로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09-28 조회수1,170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7
09 28 () 가해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하까이서 1,1-8
루카복음 9,7-9


권경렬 베드로 신부님


오늘은 배와 항해를 우리의 삶에 비유하여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배에는 바닥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배를 다 만들고 나면 맨 밑바닥에 바닥짐을 싣는다고 합니다.
배를 바다에 띄우기 위해서는 바닥에 얼마간의 무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바닥짐이 없다면 배를 바다에 띄울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뒤집히고 만다고 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다면 이 바닥짐은 인생에 있어서 우리의 중심일 것입니다. 그 바닥짐은, 무겁고 힘들다고 내던질 수 없는 인생의 알맹이입니다. 그것 없이는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 배를 띄울 수도 없고, 항해할 수도 없습니다. 항해하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함께 가야 하는 당연하고도 소중한 바닥짐이며 중심입니다.

슈바이처도 인생을 항해에 비유하며 이런 내용의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배에 여러 가지 많은 짐을 싣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항해에 기본이 되는 것은 물론, 성공. 명예. . 정의. 평화. 진실. 나눔. 사랑, 등 많은 짐을 싣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이것들은 항해를 의미 있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배에 실린 많은 짐들은 배를 무겁게 하여 앞으로 나아감을 힘겹게 합니다. 풍랑이라도 만나면 침몰할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짐을 하나씩 바다에 던져버립니다. 진실을 저버리고, 정의에 눈감고, 나눔은 나중으로 미루고항해를 시작할 때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떻게 하면 빨리 나아갈까 만 고심하며 마구 치달아갑니다. 짐이 없어 가벼운 배는 빨리 나아가 목적지인 항구에 빨리 닿습니다. 그러나 배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빈 배인 것입니다.

바닥짐과 빈 배 이야기,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은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나의 삶을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어리둥절해 하고 두려워하며, 자기가 죽인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에 몹시 혼란스러워하는 헤로데. ‘그의 삶의 중심'은 무엇이었을까?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그를 보호해주리라 믿고 끝까지 붙잡고 놓치지 않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 나의 중심은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끝내 붙잡으려는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예언자 하까이는 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임을 깨닫고, 하느님을 우리 마음의 중심에 모시는 성전이 되어야 함을 말합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성전이 무너졌는데도 아랑곳없이 벽을 널빤지로 꾸민 집에서 사느냐?... 너희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돌아보아라..

복음은 나의 삶을 돌아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의 삶에서 중심은 올바른지 그리고 나의 삶의 태도는 성실한지? 나의 항해는 어디쯤에 와있으며 배에는 무엇이 실려 있는지?
항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선한 의지들을 바다에 던져버리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정신을 팔고 있지는 않은지?
무겁다는 이유로 바닥짐을 내던지고 출렁이는 물결에 균형을 잃고 두려움과 혼란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씨는 많이 뿌렸어도 수확은 적었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며, 마셔도 성이 차지 않고, 입어도 따뜻하지 않으며, 아무리 벌어들여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아니었는지 지난 삶을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세상의 모습은 끊임없이 출렁이는 바다와 같습니다. 한 고비를 넘기면 또 새로운 파도가 우리를 덮칩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그러나 소용돌이가 치는 한가운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중심이 있듯, 우리 삶의 가장 깊은 중심에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심중에 품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출렁이며 소용돌이치는 물결의 중심에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무게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바닥짐이 없이는 항해할 수 없는 이치를 알기에 우리는 기꺼이 자신의 짐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부디 중심인 하느님을 잊지 않게 하시고 용기와 지혜와 성실을 주시기를 청하며 마침내 다다른 항구에서 빈 배의 허무가 아닌, 만선의 기쁨을 주님과 함께 나누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며, 남은 항해가 빈 배가 되지 않고 마칠 수 있기를 원한다면, 바닥짐이란 내어버려야 할 짐이 아니라 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아가야 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거짓과 불의에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고, 가난하고 억눌린 이웃과 함께 하고, 평화를 위해 일하며,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위하여 기꺼이 투신하는 삶이야말로 인생이라는 항해가 빈 배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권경렬 베드로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