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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3 화/ 사랑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품는 제자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2 조회수1,573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26주 화, 루카 9,51-56(17.10.3)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루카 9,51)





A Samaritan Village Rejects Jesus





 

사랑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품는 제자의 길

 

예수님께서는 생명을 위한 투신의 끝자락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예루살렘을 향한 길을 걸으시기로 작정하십니다(9,51). 이 길은 절망의 길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 제물로 봉헌함으로써 모두를 살리고 해방시키기 위한 희망의 길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그러나 기쁨과 확신에 차서 자신의 길을 걸으셨지요. 우리 또한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그 길을 걷도록 불렸습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신 심부름꾼들이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유다인들 가운데 한 사람인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습니다. 유다인들 역시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기에”(요한 4,9) 갈릴래아 지방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사마리아 지역을 피해 다녔습니다.

사마리아인들은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에 정복당한 북왕국 이스라엘에 정착했습니다. 그들은 야훼 신앙을 받아들이고 가리짐 산에 자신들을 위한 성전을 짓습니다. 그럼에도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 사이에는 종교적, 민족적인 갈등이 지속되면서 적대감도 커갔던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냉대를 받으시자 화가 나서,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9,54) 하고 묻습니다. 제자들은 고난 받는 메시아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십니다. 예수님의 생각은 제자들과 너무나 달랐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분은 적대관계에 있는 사마리아인들도 따뜻한 자비로 품으려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지니고 그분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눈먼 이들을 보게 해주시며,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키시기 위해 오셨지요. 따라서 우리도 언어와 종족, 신분과 빈부의 차이에 따라 차별하고 단죄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선을 품지 않은 사람들을 힘으로 굴복시키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당신 때문에 원수를 참으로 사랑하게 하시고, 저희가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는 일이 없이 원수를 위하여 당신 앞에서 열심히 전구하게 하시며, 당신 안에서 모든 것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게 하기 위함이나이다.”(‘주님의 기도’ 묵상 8).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능동적 사랑이 우리를 살릴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을 만나곤 하지요. 그러나 그런 인생길 자체가 바로 십자가 죽음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이 길목에서 우리는 예수님처럼 처신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처럼 고통과 죽음의 상황에서 그 죽음을 말없이 사랑으로 받아 삼킬 수 있어야겠습니다. 또 주님께서 그 죽음을 생명으로 바꿔주실 때까지 기다리는 거룩한 인내도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그 길을 관대함과 호의와 끈기로 기쁘게 걸어감으로써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의 예루살렘을 향해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특히 내가 싫어하고 미워하며,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을 하느님의 자비로 품고, 그들과 함께 생명의 꽃을 피우는 행복한 순례가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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