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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3.“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3 조회수1,439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9,51-56(연중 26주 화)

 

오늘 복음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루카 9,51)

 

이 표현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마지막 시각이 가까워 진 것을 감지하시고,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기로 결심하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동시에 그 길이 실패가 아니라 승리를 완성(συμπληροω)하는 하늘로 올라가는 길임을 말해줍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그 수난과 승리의 길을 자발적으로 작정하시고 출발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여기(9,51)서부터 1927절까지를 예루살렘 상경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길은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가야하는 길입니다.

 

그런데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곧장 가려면 사마리아 지방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마리아사람들은 같은 이스라엘 백성이면서도 서로 대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기원전 721년 아시리아에 의해 북부 이스라엘이 멸망할 당시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인들을 쫓아내고 이방인들을 살게 하였는데, 훗날에 쫓겨난 이스라엘인들이 돌아와 그들과 같이 살게 되어 혼종이 생기게 되면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같은 민족으로 취급하지 않고 이방인으로 멸시하게 되었고, 서로 적대시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보고, ‘천둥의 아들’(마르 3,9)이라 불린 야고보와 요한이 말합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루카 9.54)

 

이는 아하즈아 왕 때, 예언자 엘리야를 모욕했던 자들에게 하늘로부터 불이 내려와서 그들을 사른 사건(2열왕 1,10-12)을 반영해 줍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제자들의 못난 마음을 봅니다.

사실,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미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37)라고 하셨건만, 그들은 당신을 맞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인들을 대적하여 보복하고 응징하려한 것입니다.

이는 어린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을 맞아들이지 않는 이들마저 맞아들이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어린이가 되는 길작아지는 길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혹 우리도 오늘 자신을 맞아들여주지 않는 이들에게 보복하고 응징하고 단죄하는 못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일입니다. 바로 그럴 때가 십자가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린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작은이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을 때일 것입니다. <복음>의 제자들처럼, 오늘 우리가 몸은 예수님과 함께 가면서도 실상은 예수님과는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사실, 자신을 맞아들이지 않는 이를 맞아들이는 길은 진정으로 그를 용서하는 이만이 갈 수 있는 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며 잃어버린 자들을 건지시기 위함이셨습니다(루카 19,10; 요한 3,17; 12,47).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을 꾸짖으시고, 다른 마을로 가셨습니다. 그리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는 사마리아를 통하는 짧은 길을 피하여, 곧 폭력과 보복의 짧은 길을 피하고, 멀리 돌고 도는 평화의 길을 따라 가십니다. 그렇게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예루살렘을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하십니다. 오늘 우리도 이 평화의 길을 따라 걷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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