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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1004 - 한가위 복음 묵상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4 조회수1,183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7
10 04 (수) 가해 한가위 복음 묵상


요엘서 2,22-24.26
요한 묵시록 14,13-16
루카복음 12,15-21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160915)


<
지금 여기서 나누는 감사와 나눔의 축제 >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다가 약속의 땅 가나안에 이르자땀 흘려 가꾼 땅에서 얻은 첫 소출을 하느님께 바치며 충성과 신앙고백을 합니다. 그들은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리고이국 땅에서 종살이로 고생했던 조상들을 기억하면서 자신들도 나그네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도 한가위 명절에 생명의 다리가 되어준 조상들을 기억하며 회상하고한 해 동안 땀 흘려 가꾸어 거두어들인 소출에 감사드리며, 창조주께서 주신 것을 서로 나눕니다. 이렇듯 회상과 감사의 마음으로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과 형제애를 확인하는 이 축제는 하늘나라를 지금 여기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오늘 성경 말씀들은 이런 축제를 일상 안에서 살아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요엘 예언자는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오는 이들이 받게 될 하느님의 축복과 기쁨을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요엘 2,23-26)

이 말씀은 한가위에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주님과 함께 있음이 기쁨이요그분 안에 살아감이 축복임을 알아차리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으뜸가는 축제는 하느님과 함께 있음의 축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삶의 존재이유도 기쁨의 원천도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한가위는 회개를 통한 하느님과 함께하는 축제여야겠지요.

한가위는 감사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신앙인은 ‘있음 자체로’, 그리고 주신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감사야말로 인간이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인 까닭입니다. 감사는 기억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는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조상들과 부모님그리고 내 인생에 함께해온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며 감사드려야겠습니다.

2독서 묵시록에서 요한은 주님을 섬기다가 죽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외칩니다. 이 한가위에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결실의 차원을 넘어 영원한 결실에 대해서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삶의 수고를 그치고 쉬게 되는 날 나는 어떤 열매를 남길 게 될까요내 인생의 가을에 빈 쭉정이만 남지 않도록 ‘지금여기서’ 최선을 다하기를 다짐했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물을 모으느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실 죽음 앞에서 재물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근본의미존재이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참된 부란 영원한 삶영원한 가치하느님 안에서의 구원임을 잘 압니다. 그렇다면 좀더 남을 배려하고 잠시 멈추어 애정 어린 눈길로 주변을 살피며 기꺼이 나눌 줄 알아야겠지요.

심장의 묵은 찌꺼기를 날려버릴 것 같은 상큼한 가을바람과 코끝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회개하여 하느님과 함께하고, 그리스도를 향하여 복음의 길을 똑바로 걷는 축제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생명의 근원을 회상하고 조상들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나누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한가위가 되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16091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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