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0.8 주일/ 주님의 생명과 사랑을 가꾸는 소작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7 조회수1,253 추천수2 반대(0) 신고




가해 연중 27주일, 마태 21,33-43(17.10.8)


“주인은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마태 21,41)





The Parable of the Tenants





주님의 생명과 사랑을 가꾸는 소작인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사랑을 배신하고 악한 결실을 내놓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예고합니다(이사 5,1-7). 오늘 복음의 포도밭의 비유 또한 불충실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스라엘의 불복종에 대하여 탄식하실 것입니다(마태 23,34-36). 그들이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아들의 말씀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아들에게 악행을 넘어 죽음으로 내몹니다. 오늘 비유의 소작인의 태도가 그것을 잘 표현해 줍니다. 소작인들은 소출을 받아오라고 보낸 밭주인의 종들을 매질하고, 죽이고,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합니다(23,34-35). 밭주인이 그의 아들을 보냈지만 그들은 그의 상속재산까지 차지할 요량으로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립니다(23,38-39).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주님의 뜻을 무시하고 탐욕에 사로잡혀 스스로 하느님에게서 멀어져갔습니다. 포도밭은 하느님의 도움으로 생긴 소출을 제 때에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넘겨질 것입니다(23,43). 그리고 쓸모없다고 버린 돌이 건물을 지탱해주는 모퉁이의 머릿돌이 될 것입니다(시편 118,22-23).

이렇듯 이스라엘 백성들의 배신과 탐욕은 새로운 백성이 탄생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죽음과 배반을 발판 삼아 재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하느님의 역설입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곡창은 부(富)로 가득찰 것이며, 은총을 받은 사람들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께서는 소작인들을 믿고 포도원을 맡기시고, 그들이 일하는데 필요한 울타리와 포도즙을 짜는 확과 망대를 세워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우리를 믿고 일을 맡기실 뿐 아니라, 우리에게 일에 필요한 여러 수단과 자유를 선사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분명한 결단을 보여야 합니다.

말씀 앞에서의 결단은 사욕을 채우려는 결의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의 부르심에 대한 사랑의 응답을 말합니다. 소작인들이 포도밭을 차지하려 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듯이, 내 뜻을 앞세우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영혼의 어두움 속에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오늘 나는 말씀의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주님의 말씀의 포도밭을 돌보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주님 사랑의 포도밭에서 사랑을 심고 사랑의 샘을 길어올려 아낌없이 다른 이들과 나누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주님 생명의 포도밭을 가꾸는 소작인으로써 서로를 살리는 내어줌을 실천함으로써 ‘신명나는 삶의 축제’가 되도록 헌신해야겠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나누는 ‘사랑의 학교’요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온 힘을 기울여 가꾸어가야 하는 포도밭입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24그램의 시간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 살아가는 세상, 온갖 피조물과의 만남,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주어진 포도밭인 셈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소작인인 나에게 사랑과 진리의 소출, 타자를 살리는 생명의 소출, 따뜻한 애정과 내어줌과 희생의 소출, 견딤과 받아들임의 소출을 간절히 바라실 것입니다. 오늘도 “참된 것과 고귀한 것과 의로운 것과 정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은 무엇이든지, 또 덕이 되는 것과 칭송받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마음에 간직함으로써”(필리 4,8) 그분 보시기에 좋은 소출을 마련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