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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1008 - 가해 연중 제27주일 복음 묵상 - 이기양 요셉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8 조회수1,05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7 10 08 () 가해 연중 제27주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5,1-7
필리피서 4,6-9
마태오복음 21,33-43


이기양 요셉 신부님


<
인생의 열매 >


흔히 인생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표현합니다.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좀 다릅니다. 빈손이 아니라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 하느님께 드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신앙인들은 사람이 죽었을 때 사망했다는 말보다는 '돌아가셨다'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세상에 보내신 분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야 할 뿐 아니라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야 할 의무도 함께 갖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하며 더불어 풍요로운 결실을 내는 삶을 추구해야 함을 배은망덕한 소작인과 성실한 소작인의 비유를 통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2독서 필리피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감사드리는 사람에게는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내릴 것이라고 전하고 있지요. 감사는 신앙의 기초입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살게 하신 창조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부족하지만 성실한 삶으로 응답해야 함을 망각하고 배은망덕하기만 한다면 오늘 제1독서와 복음에서 엄벌을 받은 소작인들과 같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주보를 보면 감사헌금 난을 눈여겨봅니다. 감사가 신앙의 기초가 되고 감사하는 신자가 성당의 기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달간 감사헌금 난을 유심히 보면 발견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나왔던 이름이 또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감사하는 사람이 또 다시 감사한다는 것이지요. 감사드리는 사람은 감사를 드릴수록 하느님의 더 큰 은총을 체험하기 때문에 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사하면 자꾸 감사할 일이 생기는 법이지요.

그런데 감사드릴 줄 모르는 사람은 그 어떤 것을 받아도 감사할 줄 모릅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일이 잘 되고 나면 자기 스스로가 잘 해서 그리 됐다고 더 교만해지고 점점 더 하느님을 몰라보는 어리석음에 빠지고 맙니다. 감사할 줄 모르면 교만하게 되고, 교만이 쌓이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의 핵심입니다.   

서대문구 충정로에 '종근당'이라는 제약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이름도 '종근당'일뿐 아니라 상징물도 종()입니다. 옛날 서대문 영천 시장에는 콩나물 장수 아주머니들이 많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신앙심 깊은 한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새벽마다 콩나물 통을 머리에 이고 시장에 나가는 길에 꼭 교회에 들러 새벽기도를 했습니다.

"
하느님, 아들들을 축복하시고 가정이 복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도 이 콩나물 장사가 잘 되게 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하며 아들들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켰는데, 그 아들 중 하나가 큰 제약회사 사장이 됐습니다. 사장이 된 아들은 자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옛날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벽기도를 상징하는 종을 자기 회사의 상징물로 정하고 회사 이름도 종근당으로 한 것입니다. 종근당은 그의 어머니가 거둔 새벽기도의 결실이었습니다. ('새벽기도를 상징하는 종', 「좋은 글」 중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에 대한 감사의 결실은 '나누는 마음'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열매를 맺는 길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정성껏 봉헌하고, 진심으로 이웃과 나누는 생활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 25장에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최후의 심판장에는 빛나는 열매가 딱 하나 있다고 합니다. 오로지 그 열매만이 빛난다고 하는데 그것은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이웃에게 얼마나 베풀었는가, 즉 나눔의 생활을 얼마나 실천하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마태 21,43)

감사하는 삶, 나누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소출을 내지 못하는 배은망덕한 소작인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기양 요셉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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