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16 조회수1,553 추천수9 반대(0)

첫 번째 본당은 중곡동이었습니다.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는 중곡동에 있었습니다. 모임이 있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중곡역에서 내리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군자역에서 내리는 것이 훨씬 편하고 가까웠습니다. 다행히 모임 시간에 늦지는 않았지만 순간 당황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때로는 실수를 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홈페이지만 꼼꼼하게 읽어 보았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한번쯤 더 들여다보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때로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명동으로 돌아올 때는 시간 약속 때문에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 분께서 청량리 방향으로 가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시라고 하였습니다. 택시 기사이기에 당연히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였습니다. 명동은 이름의 뜻대로 밝은 동네이기에 당연히 찾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사 분은 을지로에서 종로 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순간 저도 당황했고, 기사 분은 방향을 잘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길도 막히고, 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종로에서 내려서 걸어왔습니다. 택시 기사는 당연히 길을 잘 알 것이라는 저의 생각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명동 근처에서는 제가 길을 안내 해 드리는 것이 더 좋을 뻔했습니다. 전문가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지만 전문가라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리당략이라는 안경을 쓰고 있으면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흠집을 내기 위한 국정감사가 되면 안 될 것입니다. 잘못된 것을 무조건 두둔하는 국정감사가 되면 안 될 것입니다. 정치, 경제, 국방, 외교, 사회의 모든 현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무엇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국정감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요나의 외침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솔로몬보다 더 지혜로운 분이 오셨어도, 요나 보다 더 큰 표징을 보여주신 분이 오셨어도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였고,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고정관념이라는 에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닫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알은 스스로 안에서 껍질을 열어야 새가 될 수 있습니다. 겉에서 껍질을 열 수는 있지만 그런 새는 하늘을 날지 못할 것입니다.

 

2017년의 교회는 어떤 문제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 시대는 교회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요?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교회의 제도가 영적인 충만함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교회는 건물만 남아 있는 곳이 많습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 소외된 이, 아픈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회가 대형화 되고 있으며, 교회도 성장과 발전의 패러다임에 갇혀있습니다. 교회라는 하드웨어는 있지만 공동체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줄 소프트웨어는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혼 했지만 재혼한 사람들, 성 정체성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 피임을 하는 사람들, 낙태를 해야 했던 사람들, 배아 줄기 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 여성 사제와 사제 독신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 제도 교회의 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교회의 주변부에 있습니다. 질병, 전쟁, 전염병, 기아, 기후변화, 이념의 갈등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힘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언제나 성령의 이끄심으로 지혜롭게 새로운 길을 찾아 왔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을 청하며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길을 걷는다면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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