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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23 조회수1,740 추천수11 반대(0)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는 창세기 22장의 이야기를 다른 방법으로 해석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모리아 산으로 가라. 너의 아들을 제물로 바쳐라.’ 유대인들의 랍비들은 이 부분에 또 다른 대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대답합니다. ‘제게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누구를 바칠까요?’ 하느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네가 사랑하는 아들을 바쳐라.’ 아브라함이 대답합니다. ‘저는 두 아들 모두를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사악이다.’ 창세기 22장의 주인공은 아브라함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나이가 137살이었고, 이사악은 나이가 37살이었습니다. 이사악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었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모리아 산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사악은 본인의 결정으로 모리아 산으로 갔던 것 같습니다. 37살이 된 아들이 137살이 된 아버지의 힘에 의해서 모리아 산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모리아는 어느 장소일 수도 있지만, 모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인 이사악은 이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모리아 산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그곳은 재물, 명예, 권력의 산이 아닙니다. 그곳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곳입니다.”

 

어머니의 태중에서 아이는 죽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이 세상에 탄생합니다. 아이에게 어머니의 태중은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곳이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10개월 이상 어머니의 태중에 머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머니도, 아이도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아이는 죽음과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 세상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죽음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이라는 태중에서 100년 남짓 살게 됩니다. 이 백년의 삶을 잘 준비해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식당 탁자 위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을 하면서 마치 시간이 영원한 것처럼 산다.’ 분명 우리는 우리에게 정해진 시간과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끝이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아무 준비 없이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착실하게 다가올 죽음을 준비합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과 연결되지 않는 신앙은 힘이 없고, 생기가 없으며, 위기와 고통의 순간이 찾아오면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연결된 신앙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신앙은 늘 기쁨이 충만하고, 즐거우며, 고난과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로 하느님과 함께하는 믿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이야기하면서 믿음만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영원히 썩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곳에 우리의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고 하십니다. 세상의 것들은 사라지고, 좀이 생기고, 남이 와서 빼앗아 가기도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는 사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곳에 보물을 쌓아두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이와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갈 곳을 모르는 우리에게,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요? 가장 믿을 만 한 분은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를 죽음 이후에도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세상의 곳간에 쌓아 놓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믿고,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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