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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4 화/ 내 영혼의 등불을 밝혀 깨어 기다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23 조회수1,289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9주 화, 루카 12,35-38(17.10.24)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Vigilant and Faithful Servants





내 영혼의 등불을 밝혀 깨어 기다림

 

오늘 복음은 깨어 기다리는 종의 비유 이야기입니다. 팔레스티나에서 혼인잔치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져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종들은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12,38)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릴 뿐 아니라 주인이 돌아와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주어야 했지요(12,36).

이렇게 주인을 기다렸다가 시중드는 종들에게는 놀라운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토록 늦게 돌아온 주인이 오히려 ‘허리에 띠를 매고 종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어주는 것입니다(12,37). 하늘 나라는 이처럼 혼인잔치에서 늦게 돌아온 주인이 피곤함에도 기다린 종에게 시중을 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처럼 세상의 질서와는 전혀 다른 ‘행복한 반전의 나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죽기까지 낮춰 우리를 섬기러 오신 하느님의 사랑의 방법이요 구원의 길입니다. 문제는 그런 주님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우리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지요.

주님을 기다리는 신앙인은 날마다 허리에 띠를 매고 곧바로 문을 열어주고 주인에게 봉사하듯이 그렇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욥과 세례자 요한처럼 마음 안에 그분을 모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오실지 모르는 주님께 몸과 마음과 정신을 집중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종들처럼 등불을 켜고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등불을 켬으로써 밤과 낮의 구별을 없애고 살아가는 순간의 삶을 영원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내 영혼에서 어둠과 죄를 몰아내고 생명과 자비를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그렇게 내 마음의 등불을 밝혀 자신을 빛이신 분의 빛 가운데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그 빛으로 하여금 나 자신의 어둠이 밝혀지고, 그래서 그분의 자비에 힘입어 빛 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 자체이신 분을 맞이하기에 합당한 것은 빛뿐이지요. 내 영혼의 어둠을 보지도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빛이신 주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례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우리 모두 하느님을 갈망하며 오시는 주님께 곧바로 문을 열어줄 수 있도록, 그분의 목소리 곧 말씀에 영혼의 귀를 열고 들어야겠습니다. 오시는 주님의 발자국을 알아차리려면 내 마음에 사랑을 채우는 수밖에 없겠지요. 오늘도 하느님을 그리워하며 영혼의 등불을 밝히고 말씀을 들으려 깨어있음으로써 주님의 사랑을 받는 행복한 우리였으면 합니다(12,37).

오늘 우리는 거짓, 부조리와 불평등, 차별과 소외, 돈의 우상화 속에 인간 존엄성이 상실되어 감을 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자신부터 영혼의 등불을 밝히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열고,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루시는(로마 8,28) 하느님을 간절히 기다려야겠습니다.

오늘도 메시아를 맞이하는 사람답게 회개와 정의와 사랑의 등불을 밝히며 생명의 하느님, 선을 이루시고 정의를 이루시는 하느님을 나의 몸짓으로 증거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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