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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변화의 불을 지펴 평화를 /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26 조회수1,179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는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49-51) 주님은 불을 지르러 오셨단다. 불은 어지러운 세상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리라. 불은 주님과 세상 것을 걸러낸다. 주님 따르는 이는 세상 것에는 죽지만, 주님 것에는 늘 산다.

 

예수님께서는 위로와 치유에 목마른 우리에게 오히려 이 세상에 불을 지르겠단다. 분열과 갈등, 반목에 지친 한순간을 화해로 이끌어 주시기는커녕 평화가 아닌, 분열을 일으키러 오셨다니 이게 어인 말인가? 과연 내 안에서 타올라야 하는 건 무엇일까? 혹시 평화와 평온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의 삶을 무덤처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믿음은 신뢰요, 주님 믿고 따르는 거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쪽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희망이다. 필요한 모임이라도 이에 방해된다면 접어야 한다. 중요한 이라도 그분 사랑에 걸림돌이라면 눈 딱 감고 달리 처신하자. 예수님은 가족도 엄밀히 말해 박해자가 된다나.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렇다. 그 불은 분명 변화이다.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닌, 내가 바뀌는 변화이다. 그러면 바뀐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게다.

 

사실 우리 모두는 가족에 대해선 마음으로 통하는 혈육의 정을 갖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걸 승화하라신다. 되레 그게 주님께로 가는 데 방해가 되니, 그리 집착해서는 안 된단다. 그러기에 맞서라는 거다. 싸우라는 건 아니다. 변화의 불을 지펴 집착의 끈을 놓으라는 거다. 그 불씨로 평화를 찾으라신다. 그게 당신 사랑이라신다.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는 반드시 크고 작은 갈등과 어려움은 물론, 많은 시련과 충돌, 급기야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변화의 불을 지펴 평화를 지필 수 있도록 외롭고 고독한 길도 마다하지 않을 은총과 용기를 주시도록 이 시각 마음을 모아 기도드리자. 불은 이기심과 무사안일을 태우고 정화시켜 사랑이 타오르게 만든다. 그러기에 불로 분열을 이끈다는 것은 죽어 있는 가슴속의 갈망을 다시 샘솟게 하는 약속일 게다.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그 안에서 참 생명을 체험하는 길이다.

 

오늘날 예수님께서 직면하신 고통은 표적이 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당신께 무관심한 것일 게다. 우리는 그분을 멀리한다. 열심히 기도하고 묵상하지만, 그분을 영화에서처럼 감상적이거나 비극적인 주인공처럼 만나고, 우리의 기도가 일상의 갈등에서 비껴간다면,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고립되고, 신앙은 우리의 삶에서 유리되리라. 우리가 기도만으로 고통에서 도피하여 평화를 추구한다면, 우리는 복음의 예수님이 아닌 환상의 예수님을 찾는 것이리라. 복음의 그분께서는 이곳에 불을 지르러 오신 분이시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불,세례,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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