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30 조회수1,775 추천수7 반대(0)

일주일 정도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증상을 주는 손님입니다. 일 년에 한번정도 찾아오는데 올해는 늦게 찾아왔습니다. 손님은 제가 너무 바쁘게 지내면, 몸을 잘 돌보지 않으면, 세상일에 마음을 빼앗기면 찾아오곤 합니다. 이왕에 온 손님이니 푹 쉬다 가라고 제 마음에 자리를 내 주었습니다. 손님도 일주일 있으니 미안했는지 또 온다는 말없이 갔습니다. 슬픔과 고통이라는 손님을 잘 맞이했던 분들이 있습니다. ‘욥과 아브라함입니다. 욥은 재산을 잃어버리고, 사랑하는 가족들도 잃어버리고, 건강까지도 상했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드렸다면 하느님께서 나쁜 것을 주신다고 해도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것이니, 주님께서 거두어 가신다고 해도 감사드린다고 합니다. 모 가댓의 행복을 다 읽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설계자가 있음을 믿으며, 설계자는 충분히 자비하다는 것을 믿기에 슬픔 속에서도, 고통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10월의 끝자락을 지내면서 나태주님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참 고운 마음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꽃 하나하나에게 인사를 할 정도의 마음이라면 생로병사 희로애락에서 자유로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연민과 자비가 넘치시는 분입니다. 남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에도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십니다. 오랫동안 누워있어야 했던 중풍병자의 마음, 걷고 싶어 했던 앉은뱅이의 마음, 고운 피부를 갖고 싶어 했던 나병환자의 마음,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싶어 했던 소경의 마음, 사랑받고 싶어 했던 자캐오의 마음, 18년 동안 아팠던 여인의 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진리를 위해 몸 바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십자가 위에서도 용서를 청할 수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독서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니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소중하고 아름다운 손님입니다. 손님은 따뜻하게 맞이해야하고, 손님은 편안하게 있다가 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가야하는 나그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던 여인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치유해 주셨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여인의 병을 낳게 해 주셨습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충족하게 하는 것은 사랑과 용서입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랑, 희망, 믿음은 우리의 영혼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줍니다. 그러나 불평과 불만, 시기와 질투는 우리를 어둠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은 지하에 있는 많은 물을 끌어 옵니다. 사랑과 희망, 믿음은 하느님의 축복을 온 세상에 가득하게 할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보여 주신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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