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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1031 -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30 조회수1,148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7
10 31 () 가해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로마서
8,18-25
루카복음 13,18-21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
주님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에서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고 가르치신다 >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니다. 겨자씨 한 알에서 싹이 돋고 자라서,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일 정도로 큰 나무가 되는 모습을 말씀하시며, 그 한 알의 겨자씨가 하느님 나라와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누룩이 밀가루를 온통 부풀어 오르게 하는 모습을 말씀하시며, 그 누룩이 하느님 나라와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겨자씨라든지, 누룩이라든지 하는 것이,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실 생활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예수께서 살아가던 시대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씨앗에서는 싹이 돋고 자라나 나무가 되는 것이고, 누룩으로 부풀어진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먹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누구도 이러한 일상적인 사건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해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렇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고 그것을 가르치십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던 것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바라보십니다. 현실 생활에서 그냥 지나치고 넘어갈 수 있는 일들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발견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일상적인 것들로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셨고,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떤 특별하고 거창한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감히 접할 수 없는 그러한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나라이며, 우리 일상 속에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미 우리에게 와 있는 나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 하느님께서 계시는 곳,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지금 당장 우리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다 자란 나무가 아닌 그 씨앗과 같고, 다 부풀어 오른 반죽이 아닌 그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밀가루에 섞여있는 누룩처럼, 하느님 나라는 감추어져 있는 나라이며,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라나고 부풀어 오르는 나라입니다.

씨앗에서 싹이 돋고 나무가 자라나는 것처럼, 또 누룩을 넣은 밀가루가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우리 안에 심어진 하느님의 사랑이 자라나고 부풀어 오를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초부터 하느님을 닮아 지니고 있는 그 사랑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낼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씨앗이 썩어야 싹을 낼 수 있고, 누룩이 섞여야 반죽을 부풀릴 수 있는 것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을 깨뜨리고, 나 자신을 썩도록 내어 줄 때, 나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스며들어감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고, 하느님 나라를 커가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얽어매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내어 놓을 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나라를 우리 앞에 펼쳐주실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리 대단한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를 죽이고 썩어나게 하는 일이 그리 거창하고, 엄두도 못 낼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가 비록 조그마한 것에서 시작하였지만, 결국에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커지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사랑의 실천도 그토록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의 실천이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고,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지라도, 하느님께서 우리의 사랑에서 풍성한 결실을 맺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크도록 이끄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씨앗과 누룩이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씨앗은 땅 속에 심어져야 하고, 누룩은 밀가루 속에 섞여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단순히 우리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자리에 있어야 하며, 자녀는 자녀로서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도움을 주는 자리에 있고,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사랑을 주는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서로에게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세상을 보다 더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세상에 사랑이 가득함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들로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힘써야 하겠습니다. 아멘.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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