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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1102 - 위령의 날 복음 묵상 -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2 조회수1,302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7
11 02 () 가해 위령의 날 복음 묵상


[첫째 미사] 욥기 19,1.23-27 / 로마서 5,5-11 / 마태오복음 5,1-12
[
둘째 미사] 지혜서 3,1-9 / 로마서 5, 5,17-21 / 마태오복음 11,25-30
[
셋째 미사] 지혜서 4,7-15 / 로마서 6,3-9 / 마태오복음 25,1-13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 >


오늘은 위령의 날입니다.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 특히 연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고자 마련된 날입니다. 어제 우리는 위령성월을 시작하면서, 그 첫날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냈고, 또 오늘은 위령의 날을 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을 기억하는 위령성월의 첫날,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내고, 바로 이어서 위령의 날을 지낸다는 것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나 온전히 하느님의 영광 안에 머물지 못하고 있는 연옥의 수많은 영혼들과, 우리 지상교회의 인간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 안에 온전히 머물러 있는 천상 예루살렘의 백성들이 서로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신앙 고백에서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과, 천상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이들, 그리고 연옥에서 단련 받고 있는 이들 모두가 우리 교회의 구성원들이며, 이들이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게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성인들의 통공에 관한 교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천국에 있는 성인들을 공경하며, 그들의 영광에 우리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고, 그들의 성덕을 본받아 행하게 되는 우리의 기도와 희생, 선행으로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성인들은 그들이 지상에서 쌓아 놓은 공로의 보고에서, 성인들의 도움을 청하는 우리와 연옥의 영혼들에게 천상 보화를 나누어 주도록 전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연옥의 영혼들이 연옥에서의 단련을 마치고 천상 예루살렘에 들어가게 되면, 또다시 우리를 위해 전구해 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 이 현실에서의 삶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 다시 말해 죽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삼켜버릴, 완전한 끝이며, 허무, 절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사람이 되어 오셔서, 우리 인간의 죽음에 동참하심으로써, 우리 역시 당신의 생명에, 당신의 부활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령 감사송에서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지 않음을 드러내고, 또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믿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위령의 날은 모든 성인들의 통공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구해 나가듯이, 우리의 죽음에 대해서도 잘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삶의 방향성, 그 삶의 목적이 이 현세의 것 안에만 머물러 있다면, 다시 말해, 이 현세에서의 삶이 전부인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게 될 때에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서,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허무함과 절망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이 세상에서의 죽음으로 온전히 끝나버릴 그 어떤 것, 이 세상 안에서가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릴 그 어떤 것, 육신이 잠들면 결국 누군가에게 다 넘어가 버릴 수밖에 없는 그러한 것들만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1독서에서 지혜서는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깨어 있어라.”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깨어있는 삶은 현실에 충실한 삶일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현실주의가 아니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께 대한 충실성이며, 티 없는 삶을 위한 끊임없는 쇄신일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위령의 날을 지내면서,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척, 은인들의 영혼들, 그리고 연옥의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조용히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잘 준비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티 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 나가야 할 삶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현우 안드레아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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