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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4 토/ 늘 경계해야 할 영적 교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3 조회수1,982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30주 토, 루카 14, 1.7-11(17.11.4)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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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경계해야 할 영적 교만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의 지도자의 집에서 식사하고 계셨을 때의 일입니다. 그런데 초대받은 일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보시고는 혼인잔치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14,11) 사실 이 말씀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께서는 “윗자리에 앉지 마라”(14,8)고 하시며, 그렇게 할 때 “영광스럽게 될 것”(14,10)이라 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은 지도자들이었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율법학자들 역시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지도층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느님 앞에 있음을 의식하지 않은 채 사람들 위에 자신을 두려했지요. 그들은 영적 교만에 빠진 것입니다.

그러나 영의 본질과 복음의 질서는 세상의 질서와는 전혀 다릅니다. 오름이 아닌 내려감의 몸짓이 없이는 결코 하느님을 품을 수 없습니다. 영이 아니고서는 영이신 분을 알아볼 수도 만나뵐 수도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상석(上席)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낮추고 작아지는 가난한 삶을 통해 하느님을 드러내도록 해야겠습니다.

겸손이란 하느님과 관계없이 자신을 비하하고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빠지거나 자기비하를 하는 태도도 결코 아니지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하느님과 비교하여 자신을 낮추는 것이 제자다운 참 겸손입니다.

낮춤도 비움도 작아짐도 그 안에 예수님이 계셔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힘과 의지에 따라 때로는 낮추고 또 때로는 들어높인다면 겸손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 기쁨과 평화는 예수님 때문에 그분과 더불어 낮추고 작아질 때에 찾아듭니다. 낮춤으로써 높아지는 겸손이야말로 영으로 가난한 자의 향기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도 권고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천하고 무식하며 멸시받을 자로 취급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칭찬과 높임을 받을 때도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종은 복됩니다. 인간은 하느님 앞에 있는 그대로이지 그 이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기 의지로 높은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이들의 발아래 있기를 늘 열망하는 그런 종은 복됩니다.”(권고 19)

돈과 힘의 환상을 좇는 오늘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하느님과 무관하게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려 합니다. 재물과 권력을 이용하여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기 밖의 힘과 자극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만족감을 느낀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는 하느님을 망각한 채 세속의 힘에 걸려넘어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세상의 재물과 권력의 힘에 의지하지 말고, 예수님과의 깊은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기꺼이 낮은 자로 살아가야겠습니다. 낮은 자로서 모두를 섬길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퍼져나갈 것입니다.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러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갑시다. 교만의 탈을 벗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 안에 계신 주님을 찾아나서도록 합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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