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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지고 /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4 조회수1,102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중국의 왕양명(王陽明)은 오만(傲慢)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가장 큰 병이라나. “아들로서 오만하면 반드시 불효하고, 신하로서 오만하면 불충이다. 아버지로서 오만하면 자비롭지 못하고, 벗으로서 오만하면 반드시 불신(不信)이다. 따라서 오만에는 단 한 가지도 좋은 게 없고 모든 악의 근원이다.” 사막의 은수자와 그 제자와의 대화이다. “마귀도 열심히 기도합니까?” 은수자는 답한다. “, 열심히 하지.” 제자가 다시 여쭈었다. “그도 사람들에게 열심히 봉사합니까?” 또 은수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귀도 좋은 일하고 멋진 설교도 하지.” 그러자 제자가 또 묻는다. “그렇다면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모든 능력을 갖지만 단 한 가지, ‘겸손만은 가지지 않다네.”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것에 비유를 들으셨다. “누가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받았을 때, 너를 초대한 그이가, ‘이분에게 자리 드리게.’할지 모른다. 그러면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게다. 초대 받거든 끝자리에 앉아라. 그러면 초대한 이가 와,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수도. 그때에 함께 있는 이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게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게다.”(루카 14,7-11 참조)‘

 

예수님께서는 높은 자리를 탐내고 길거리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자들의 오만함을 질타한다. 그리고 잔치자리에서 윗자리보다 끝자리에 앉으라신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이를 낮추시고 겸손한 이는 들어 높이실 것이기에. 예수님 따르는 우리의 자리도 그분께서 앉은 끝자리이다. 거기에 앉으면 아무도 우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곳은 모두를 잘 볼 게다. 어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할 수도.

 

예수님께서는 겸손한 삶을 주문하신다. 그분께서는 십자가 죽음으로 몸소 겸손의 극치를 보여 주셨다. 곧 자신을 포기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그러니 다툴 일도, 욕심낼 일도 없다. 욕심이 가득 차면 오만해져 자신을 덜어 내거나 비워 낼 줄 몰라 결국 스스로 망할게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리라. 그게 우리 본성이다. 모르는 사이라도 예의를 갖추면 공손한 관계일 게다. 싫은 이라도 무시하면 언젠가 무시당한다.

 

사랑하면 사랑이 미워하면 미움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초대 받거든 끝자리로 가라.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는 이는 높아진다.” 사실 살다 보면 낮추어야 할 때가 있다. 포기해야 할 순간도 있다. 반드시 있다. 그런데 어정쩡하게 버티는 이들을 숱하게 본다. 내려오면 많은 것이 해결되고 홀가분해질 텐데도 그러지를 못한다. 왜 그럴까? 자리에 대한 미련 때문이란다. 높은 자리일수록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착각하게 만든다나. 그래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일까?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자신을 낮출 줄 알라고 당부하셨다. 겸손만이 높은 자리의 그 못난 유혹을 막아 주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겸손,끝자리,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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