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사라질 것과 되돌아 올 것들에서 /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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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11-06 | 조회수1,241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나 나은 이를 초대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반대 말씀하신다. 잔치에 초대하여 식사할 때에는 가난한 이, 장애인들을 초대하라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은 현세에서는 호의나 은혜를 갚을 수 없는 이들이라나. 예수님은 그들이 보답할 수 없기에, 하느님께서 대신 ‘세상 종말 그때’에 꼭 갚으실 것이라고 약속하시는 거다. 사회가 양극화될수록 가난한 이, 약자들에 대한 손길은 더 필요하다. 요즈음 기부가 좀 늘었다지만, 여전히 인색하다. 조건 없는 사랑이라지만, 그렇게 희생하는 일은 드물다. 누군가를 도울 때 같은 물질적인 대가를 바라는 게 일종의 거래이다. 언젠가 그가 도와 줄 것이란 전제가 숨어 있기에.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후일을 도모하는 이런 거래 형태의 선행은, ‘하느님의 자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언급하신다. 사실 그런 이들을 무시하지 않는 게 돕는 행위이다. 그런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초대하는 행위이다. 조금 낫다고, 조금 높은 위치에 있다고 쉽게 무시하려 들지만 그래서는 결코 안 된다. 무시하면 당하는 이는 금방 느끼게 되어 있을 테니까. 어떤 경우에도 자존심을 상하게 해선 안 된다. 그게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사는 지혜이다. 그들이 보답하지 않아도 주님께서 보답하신단다. 은총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기에. 교회는 친한 이들이 끼리끼리 어울리거나 부유하고 학식과 지위를 가진 이들이 특별 대접받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이 초대받고, 아픔과 무거운 짐을 진 이들이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삶의 자리여야 한다. 우리가 이를 실천하는 데 얼마나 주저하고 굼뜨며, 오히려 변명거리를 찾기에 급급한지! 이에 가끔은 부끄러움이 앞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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