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7 조회수2,087 추천수10 반대(0)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처음 한강 다리를 건넌 것은 초등학생 때입니다. 어린이날이었습니다. 남산에 가면 기념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한강 다리를 건넜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도보 성지순례를 갔었습니다. 신자분들과 함께 절두산 성지까지 걸으면서 한강 다리를 건넜습니다. 지난 토요일입니다. 서초동 본당에서 혼배미사를 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마음의 여유도 있어서 한강 다리를 걸었습니다. 차로 다닐 때는 몰랐던 것들을 느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다니고, 많은 것들이 풍요로워졌지만 따뜻한 감성과 여유는 예전만 못한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방학 숙제로 일기 쓰기가 있었습니다. 일기는 매일 쓰는 것인데, 나중에 몰아서 썼던 기억도 있습니다. 주부들은 매년 가계부를 쓰려고 합니다. 물론 처음 며칠은 잘 쓰지만 대부분은 귀찮기도 하고, 늘 같은 내용이라서 쓰지 않곤 합니다. 일기와 가계부는 잘 쓰면 생활을 짜임새 있게 할 수 있고, 몇 년이 지나면 훌륭한 개인의 역사가 됩니다. 저도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귀찮은 면이 있지만 한 달이 지나면 제가 주로 지출하는 용도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기록은 중요한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기록을 하지는 않습니다.

 

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인생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족들의 생일을 기억하는 것, 아픈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방문하는 것, 건강을 위해서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 영적인 성숙을 위해서 성서를 읽거나 책을 읽는 것,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 봉사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소중한 일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명예를 얻기 위해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돈을 버는 것도, 명예를 얻는 것도, 좋은 직장을 얻는 것도 결국은 소중한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돈 때문에, 명예 때문에, 좋은 직장 때문에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소중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해야 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을 하십니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강원도 산간에는 얼음이 얼었다고 합니다. 나뭇잎도 다 떨어지는 겨울이 곧 다가옵니다. 자연은 이렇게 시작과 끝이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가을이 올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했는가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소중한 일들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를 보시고 판단하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감사를 드리고, 소중한 일들을 생각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간다면 인생의 가을이 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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