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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9 조회수2,084 추천수9 반대(0)

대체로 건강한 편이지만 2번 정도 크게 아팠습니다. 한번은 199199일입니다. 나중에 유행성 출혈 열이라고 알았지만 열이 40도 정도 되었고, 중환자실에서 지냈습니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의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는데 20일 정도 걸렸습니다. 그 뒤로는 저의 삶을 하느님께서 주신 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한번은 20121117일입니다.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면서 지내야 했습니다. 다시 걷기까지 3달 정도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한쪽 다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신앙은 누군가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새로 세울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서울교구에는 232개 본당이 있습니다. 어떤 본당은 시설이 노후하여서 리모델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본당은 새로 신설되어서 많은 조직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떤 본당은 재개발 지역이어서 부득이하게 이사를 가야 할 것입니다. 어떤 본당은 많은 본당을 새로이 분가시키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본당은 지역의 환경문제를 함께 연대하면서 해결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혜를 모으면서 해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이란 건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신앙인들이 모인 공동체를 의미 할 것입니다. 지나친 음주 때문에 공동체에 어려움을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기와 질투로 단체에 어려움을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평과 불만으로 일의 진행을 어렵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어려움은 공동체에 부임하는 사제들입니다. 신자 분들은 새로이 오신 사제와 전임 사제를 비교하게 됩니다. 강론을 성실하게 준비하는 사제, 강론을 길게 하는 사제가 있습니다. 신자 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늘 웃는 모습으로 대하는 사제, 신자 분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고, 화난 모습을 보여 주는 사제가 있습니다. 본당의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사제, 재정의 흐름을 불투명하게 하는 사제가 있습니다. 성경의 말씀에 충실한 강론을 하는 사제,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강론을 하는 사제가 있습니다. 한 교우 분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교구는 본당의 사정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교님께서 암행어사와 같은 분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를 받아야 하듯이 인격적인 문제가 있다면,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들이 신앙인으로 충실하게 살지 않는다면, 사제들이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공동체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신앙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성전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것들을 충실하게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전은 예술적, 건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전은 기본적으로 4가지의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성전은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들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어야 하고, 그 말씀을 이웃에게 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성전은 기도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이 있는 성당은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곳, 기쁘고 행복한 사람들이 감사의 기도를 하는 곳이 바로 성전입니다.

셋째, 성전은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이기도 하지만, 미사는 형제들이 함께 모여 빵을 나누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단체들이 성당에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넷째, 성전은 섬기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늘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성전에 오는 사람들은 늘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성전, 기도하는 성전, 친교를 나누는 성전, 서로 섬기는 성전은 어느 곳이라 할지라도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성전도 바로 그런 성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전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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