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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사 안에서 꽃피는 친교의 기쁨 - 살레시오회 토토로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9 조회수2,497 추천수3 반대(0) 신고

얼마 전 버스를 타는데, 기사님께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안녕하십니까?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몸이 피곤한 상태였는데, 기사님의 인사 덕분에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운전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인사를 저에게만 한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버스 운전하시는 것도 피곤할텐데 승객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것도 신경쓰이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사님은 자발적으로 인사를 하시기에 환한 미소로 승객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정류장을 지나면서 조금은 씁쓸한 장면도 보게 되었습니다. 기사님은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정작 상당수의 승객들은 별다른 감흥이나 반응 없이 그냥 버스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때론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인사하지?'라는 표정으로 멀뚱히 기사님을 쳐다보는 분이 계셨고, 무심한 표정으로 그냥 버스에 오르는 분도 계셨고, 그냥 전화통화에만 집중하며 또는 그냥 버스에 오르면서 기사님을 쳐다보지도 않는 분도 계셨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기사님의 인사에 반갑게 인사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인사는 상호 간에 나누는 친교의 표시입니다. 일방적인 것이 절대 아닙니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이, 인사도 서로 호응을 해 주어야 비로소 그 의미가 살아납니다. 많은 분들이 기사님의 인사에 간단하게나마 반응을 하고 그 인사를 잘 받았다면 기사님은 물론이요, 버스를 타는 승객들도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니 인사를 해도 시큰둥하게 지나가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사는 우리이기에 비록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친교의 표시를 전하면 우리도 반갑게 그 표시에 응답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어느 집에 가든지 평화를 빌어주고, 그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그 평화가 평화를 전한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인사를 받은 사람이 그것에 대한 응답을 하지 않으면 친교의 기운이 그 사람을 감싸지 못하듯이, 평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거부한 사람의 탓으로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물론 말로 평화를 전하고 받는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평화의 은총은 내 영혼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평화의 기쁨이 내 마음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며 간간히 여러분과 인사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글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과 전 인사를 나누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우리는 행복하고 기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자리를 통해 기쁨과 평화 사랑의 인사를 주고 받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여러분에게 인사를 건네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응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사를 한 사람과 받은 사람이 함께 기뻐하게 됩니다. 이것이 친교의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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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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