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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죽기 살기로 기도를 드린다면 /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18 조회수1,69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판관 비유를 드시며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루카 18,8)” 우리는 죽기 살기를 각오하면서까지 저 과부마냥 끝까지 그 재판관을 찾아가 괴롭힐 정도로 기도하는지? 사실 그 재판관은 불의한 이다. 그렇지만 그 과부는 그야말로 절실하다. 하여 그녀의 간청이 그의 마음을 돌린다.

 

소원을 빈다는 것은 인간의 심성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어떤 행위이다. 자신이 종교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조차도 때때로 자신도 모르게 절대자에게 절실히 소원을 빌 때가 있단다. 예수님께서는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신다. 이렇게 그분은 끊임없는 겸손과 끈기를 요구하신다. 겸손하게 꾸준히 드리는 기도는 하느님도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이 우리에게는 정말 큰 용기를 준다. 기도는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힘을 끌어 주시는 거다. 그러려면 먼저 차분한 마음이어야 한다. 아무리 할 일 많고 감정이 복잡하더라도 그걸 제쳐 둘 수 있어야만 할 게다.

 

사실 그 불의한 재판관은 사람을 우습게 보는 거만한 인물이었지만, 그러한 그도 죽기 살기를 각오한 과부의 청원에는 마음을 움직였다. 우리도 기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단다. 재판관과 과부의 비유이다. 당시 유다인들은 시비를 법정에서 가리지 않고 원로들에게 가 중재를 부탁했다. 그러다가 어떤 쟁의를 재판에 넘기면, 담당 재판관은 로마 총독이 임명했다. 재판관은 뇌물을 많이 받았기에 공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나. 한편 과부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다. 그러니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였지만, 그래도 한 가지 힘은 바로 끈질김이었으리라.

 

우리는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 대부분이 평소에는 하느님을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에는 하느님께 매달리리라. 곤경에 처할 때에 기도하는 게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만 기도한다면 너무 이기적이다. 늘 기도하는 이야말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며 사는 복된 이일 게다. 재판관은 불의하고 탐욕스러운데도 그 끈질김에 견디다 못해 과부의 청을 들어주었는데, 하물며 선하시고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야 당연히 들어주시리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분을 신뢰하며 끝까지 청하는 거다. 그것만이 인간 마음을 넘어 하느님까지 돌려놓을 게다.

 

다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기도의 내용이다. 기도는 먼저 하느님 찬미로 시작을 해야 한다. 이어 공동체와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기도드리자. 그 뒤 바라는 바를 죽기 살기로 겸손으로 청해보자. 물론 기도가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게다. 기도 중에 하느님 뜻을 파악하고, 그 실행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겸손,기도,불의한 재판관,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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