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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3주일(가난한 이를 위한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19 조회수2,883 추천수9 반대(0)

저는 복음화 학교의 담당신부를 맡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 2010년부터 지금까지 담당신부를 하고 있습니다. 1991년 보좌신부 때부터 인연을 맺었으니 사제생활의 대부분을 복음화 학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 162명이 시작한 복음화 학교는 지금까지 20,000여 명이 졸업을 하였습니다. 복음화 학교는 새로운 복음화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 세례를 받았지만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확신이 없는 분, 기도의 방법을 몰라 기도 생활이 어려운 분,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도 복음 선포의 방법을 모르는 분, 세상의 근심과 걱정으로 신앙생활이 힘든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명동의 가톨릭회관에서 복음화 학교를 하고 있지만, 요즘은 청주의 사천동 성당, 충주의 문화동 성당, 서울의 왕십리 성당에서도 복음화 학교를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복음화 학교와 함께하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매주 청주와 충주까지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갔다 오면 밤 11시가 넘습니다. 그럼에도 봉사자들의 모습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복음화 학교의 봉사자들이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고, 맑은 모습으로 깨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재능을 기꺼이 이웃들에게 나누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항의 지진 현장에 정치인들도 방문하였지만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식수를 가져왔고, 어떤 분들은 담요를 가져왔고, 어떤 분들은 먹을 것을 가져왔습니다. 밥차를 가져와서 이재민들에게 따뜻한 밥을 나눠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재난의 현장에, 고통의 현장에, 슬픔의 현장에 기꺼이 손을 내미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도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재능을 기꺼이 나누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군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있었다고 합니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을 구출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대장이 직접 구출하였다고 합니다. 대대장은 명령만 내려도 되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자칫 목숨이 위태로운 현장에 병사들을 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여준 대대장도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재능을 기꺼이 나누는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선택받는 사람과 버림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십니다. 구원을 받는 길은 특별한 수행을 해야 하고,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세상의 삶에 성공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글을 모르는 사람도, 세상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도, 특별한 수행을 하지 않은 사람도 구원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진리의 길은, 깨달음의 길은 구원의 길은 아주 평범한 곳에 밝혀 놓으셨다고 합니다. 하늘의 별, 구름, 들의 꽃, 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하느님의 진리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변하는 만큼 세상은 그만큼은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구원의 문제도 그리 큰 숙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가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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