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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23 목/ 오늘도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22 조회수3,213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33주 목, 루카 19,41-44(17.11.23)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루카 19,42)







 



오늘도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

기원전 6세기에 예언자들은 회개하지 않으면 예루살렘에 큰 재앙이 내릴 것임을 거듭 선포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느님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의 존재의 뿌리였던 예루살렘은 함락되어 처참하게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예수시대 사람들은 기원전 587년의 처참했던 예루살렘 파괴와 뼈저린 바빌론 유배를 잊은 채 살았습니다. 그들은 기원전 63년 폼페이우스의 예루살렘 함락의 아픔조차 잊은 채 깊고 깊은 망각의 늪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들의 눈에는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감추어져 있었던 것입니다(19,42).

예수께서는 자기 자신과 현세의 탐욕으로 눈이 멀어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한 그들이 당할 재앙을 내다보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하느님께서 찾아오신 때를 알아보지 못한 예루살렘은 결국 서기 70년 철저히 파괴되고 맙니다. 주님과의 단절은 그렇게 모든 것을 혼란에 빠뜨리고 파멸로 이끕니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은 예루살렘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이 되심, 예수님의 오심이 바로 평화이신 하느님께서 찾아오신 때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평화이신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 가운데, 그리고 내 안에 살아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탐욕과 교만, 하느님에 대한 망각, 주님과의 단절로 겪었던 쓰라린 아픔을 망각 때문에 주님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때가 많습니다.

예수께서는 바로 그런 우리의 모습과 태도를 보시고 슬피 우시는 것이지요. 우리는 주님을 잊고 그분의 말씀을 멀리 하며, 내가 주인인양 착각하여 다른 이들의 재판관처럼 살아가고, 주님을 외면한 채 불평불만과 절망 속에 살아가며, 죄에 무감각한 채 살곤 하지요. 예수께서는 오늘도 나의 이런 모습을 보시며 눈물 흘리실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오르시는 당신을 보고 통곡하던 예루살렘 여인들을 보며,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23,28)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슬퍼해야 할 것은 나와 우리 자신의 죄입니다. 평화의 샘으로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회개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기꺼이 함께하며 나눔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을 보시며 눈물 흘리고 계실 것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 파괴, 세월호 참사, 인간생명과 존엄을 경시한 채 벌어진 밀양 송전탑 공사,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강정마을의 파괴와 고통, 거대자본에 의한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실직과 비정규직으로 인한 고통 등. 부패한 권력과 탐욕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본가들로 인해 많은 이들의 아픔은 깊어가고, 예수님의 눈물은 그치지 않는 듯합니다.

탐욕을 버리고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고, 고통과 시련 중에도 절망하지 않으며, 인간생명과 자연을 포함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중하고 사랑함으로써 예수님의 눈물을 닦아드려야겠습니다. 우리 때문에 눈물 흘리시는 주님을 잊어버리는 망각의 늪에 빠지지 말았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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