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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 왕 대축일/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면 그리스도 왕국 백성이 됩니다/박용식 시몬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25 조회수2,137 추천수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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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오 25,31-46)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면 그리스도 왕국 백성이 됩니다.

                                                                -박용식 신부-


아가타는 혼인을 하자마자 남편을 왕처럼 대했습니다. 사람들은 남편을 너무 깍듯하게 대하는 아가타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했습니다. 신혼 초에는 아내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고, 기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되며, 시작부터 너무 잘하면 나중에 감당하기가 힘들다고 충고를 해줬습니다.

 그러나 아가타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여전히 남편을 왕처럼 모셨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를 묻자 아가타는 "제 남편이 왕이면 저는 왕비이니까요!"하고 대답했습니다.

 남편을 왕으로 대하는 아내는 왕비가 되듯이, 남편을 노예로 대하는 아내는 노예의 아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여기고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는 자녀와 부모, 사제, 친구 등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될 것입니다.

   마태오복음 16장 13-20절에 이러한 내용이 잘 나와 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예언자 중 한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하고 고백합니다. 누구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베드로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알아본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알아 본 베드로에게 "시몬아,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아들을 알아본 베드로 역시 하느님 아들로 여기며 하늘나라 열쇠를 주신 것 입니다.

 우리도 이처럼 예수님을 어떻게 모시느냐에 따라 예수님한테 어떤 대접을 받을 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예수님을 왕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자신도 예수님한테 소중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것이고, 예수님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은 예수님한테 우스운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출신 줄타기 곡예사 불롱뎅은 수면에서 48m 높이에 설치된 335m 길이 줄을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건너는데 성공해 부와 명성을 얻은 사람입니다. 그가 눈을 가리거나 외바퀴 수레를 타고 줄을 건너며 묘기를 부릴 때마다 관중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번은 그 곡예사가 "내가 한 사람을 등에 업고도 외줄타기 곡예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하고 묻자 관중 한 사람이 "당신이라면 문제없이 할 수 있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곡예사는 그 사람에게 "그렇게 믿고 확신한다면 당신이 내 등에 업히시오" 하고 말하자 그는 "나는 아닙니다."하고 꽁무니를 뺐다고 합니다. 곡예사는 결국 자신의 곡예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사람 대신 다른 이를 등에 업고 줄타기에 성공했습니다.

   신자들도 주님께 비슷한 말을 합니다. "주님이라면 나를 업고 가실 수 있으니 나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하고 고백하지만 막상 주님께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할 때는 꽁무니를 뺍니다. 인생 전체는커녕 돈 몇 푼, 잠깐의 시간, 하찮은 재주나 능력조차 주님께 맡기지 못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에게 봉사해야 합니다."하고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봉사 좀 해주시오"하고 부탁하면 "나는 못합니다."하고 거절합니다. 진정한 믿음은 머리로만 믿는 것도, 입으로만 고백하는 것도 아니라 몸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베드로처럼 고백하고 베드로처럼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삶의 맨 첫 자리에, 왕의 자리에 예수님을 모셔야 합니다. 아내가 남편을 왕으로 모시면 그 아내는 왕비가 되는 것처럼 우리가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면 우리도 왕이신 예수님 신하가 돼 하늘나라 시민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맞아 우리 삶에서 그리스도를 최고의 왕으로 모심으로써 그리스도 왕국 백성이 되는 영광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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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교회는 전례력이 끝나는 마지막 날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지내며 예수님께서 우리의 왕이심을 선언합니다. 그분 스스로 한 번도 자신을 왕이라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 해의 마지막 날 결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진정 우리 ‘인생의 왕’이시라고 고백합니다.

왕은 예로부터 백성 앞에서 무소불위의 힘과 권력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역사 이래 대부분의 왕은 백성을 지배하고 찬란한 궁궐을 짓고 그 안에서 화려한 삶을 살았습니다. 세상의 왕이 그렇다면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당연히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힘과 세력을 가진 화려하고 위엄 있는 왕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의 복음은 우리의 왕이 어떤 분이신지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세상에서 굶주리고 헐벗은 이, 병들고 감옥에 갇힌 이가 바로 주님 당신이시라는 것입니다. 곧 그런 사람들이 우리의 왕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모시겠다면, 배부른 이가 아니라 굶주리는 이를, 건강한 이가 아니라 병들고 약한 이를, 힘 있고 능력 있는 이가 아니라 헐벗고 목마른 이를 찾아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자신보다 더 잘난 사람만을 찾는 한, 더 능력 있고 더 가진 사람들만을 만나고 사귀려고 하는 한, 권력이 있고 힘 있는 이들에게 줄을 대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는 한, 우리 인생의 왕은 그 자리에 없습니다.

세속의 왕은 부와 권력을 가지고 저 위에 있지만, 우리 인생의 왕이신 주님께서는 저 아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계십니다.

[말씀자료 : -박용식 시몬 신부-편집 : 원 요아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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