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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26.♡♡♡사람은 이동감실이다.-반영억 라파엘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26 조회수1,580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리스도왕 대축일 (마태25,31-46)

 

 

사람은 이동감실이다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래서 미리 세상의 끝 날에 있을 심판을 준비하도록 안배 하셨습니다. 이 시간 마지막 날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묵상하는 가운데 은총을 입으시길 바랍니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은 시험이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됩니다. 그러나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두려움을 갖게 마련입니다.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지막 날, 최후 심판을 맞이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서 심판의 기준을 알려 주셨기에 그 기준에 따라 준비하면 그 날이 기다려지고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준비하지 못하면 두려움 속에 그 날을 맞게 됩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단 한번 죽게 마련이고 그 뒤에는 심판을 받게 됩니다”(히브리9,27). “우리가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가는 날에는 우리가 육체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한 일들이 숨김없이 드러나서 잘한 일은 상을 받고 잘못한 일은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2고린5,10). “심판의 날이 오면 모든 것이 드러나서 각자가 한 일이 명백하게 될 것입니다. 심판의 날은 불을 몰고 오겠고 그 불은 각자의 업적을 시험하여 그 진가를 가려줄 것입니다”(1고린3,13). 

 

로마서 2장6절에서 8절에는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꾸준히 선을 행하면서 영광과 명예와 불멸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주실 것이고,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진리를 물리치고 옳지 않은 것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진노와 벌을 내리실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하고 단호한 선언이자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약속입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다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그 심판대 앞에서의 판결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25,40).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어떻게 했느냐가 심판의 잣대입니다. 그들에게 한 것이 곧 예수님께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고통을 받는 이들을 당신과 동일시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판결은 명확합니다. 양은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흑이냐 백이냐 둘 중에 하나입니다. 어중간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심판의 기준을 안 만큼 그에 맞는 삶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답을 알려주었는데도 준비하지 않고는 엉뚱하게 하느님을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구둣방을 하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습니다. 이분은 자기는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이 있었습니다. 죽기 전에 꼭 예수님을 한 번 뵙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일 기도했습니다. 열심히 기도한 덕분인지 예수님이 꿈에 나타나셨습니다.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한 말씀하시는 거예요. “내가 내일 너를 찾아갈 테니 그리 알아라.” 할아버지는 너무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어요. 이른 아침부터 쓸고 닦고 부산하게 예수님 맞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이 빠지게 기다렸어요. 그런데 하루가 다 가도록 오신다던 예수님은 오지 않고 거지가 동량 나왔고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도 지나가고, 굶주린 어린아이도 문밖에 쪼그리고 앉아있고 몇몇 손님이 다녀갔어요.

 

기다리다 지친 할아버지는 그러면 그렇지 나 같은 노인에게 오실리가 있나? '개꿈이었나보네' 하며 실망했어요. 그날 밤 지쳐 잠이 들었는데 예수님이 또 나타나신 거예요. 예수님을 보자 할아버지가 대뜸 소리를 질렀어요. 오신다고 해 놓으시곤 왜 오지 않으셨습니까? 예수님도 거짓말하십니까? 그랬더니 예수님께서 그러셨어요. 무슨 소리냐? 내가 오늘 세 번이나 너를 찾았는데. 한번은 거지의 모습으로, 한번은 소경의 모습으로, 한번은 굶주린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말이다.

 

사실,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님이십니다. 성체가 모셔진 성당의 감실 앞에서는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리고 예의를 표하면서도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인 이웃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소홀한지요? 사실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은 이동감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이를 스쳐 지나가지 말고 관심과 사랑으로 만나시길 바랍니다. 베푸는 삶, 사랑의 삶이 심판의 잣대임을 잊지 말고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오늘 만나게 되는 모든 이가 나를 영원한 생명에로 인도하는 도구가 됩니다. 

 

부자는 꿈에 도둑을 만난답니다. 많이 가졌으니 늘 잃으면 어쩌나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꿈에 은인을 만난답니다. 도움을 줄 사람을 간절히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욕심 많은 자는 꿈에 거지를 만납니다. 그리고 마음비운 사람은 꿈에 신선을 만난답니다. 마음을 비우면 그 안에 주님이 함께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나라. 낙원을 꿈꾸고 기다리지만 그 낙원은 바로 지금 여기에, 우리 손 안에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영원을 살아야 훗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사랑을 사십시오. 내 앞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님께서 나를 위해서 보내준 사람, 아니 '이동감실'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그를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삶이 끝날 때 우리는 사랑으로 심판 받게 될 것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모두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으십시오. 그리하면 자신을 가지고 심판 날을 맞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1요한 4,16-17). 많이 많이 사랑하는 가운데 주님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구원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나 아무나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미룰 수 없는 사랑에 눈뜨기를 희망하며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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