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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땅나 26] 【 참 행복 2】 “슬퍼하는 사람" 십자가의 길 제3처 2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29 조회수1,686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늘땅나 26] 참 행복 2슬퍼하는 사람" 십자가의 길 제32

<실생활>
그곳은 교만하기 이를 데 없는 제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데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제가 맡은 아이들, 수없이 많은 옆 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맡은 위아래의 어른들, 그 안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일들...

그곳은 “누구보다도 더 교만한 저”를 깎아 내릴 수 있는 수많은 요소가 산재해 있는 “보화의 곳간”이었습니다. 각이 많은 뾰족뾰족한 돌멩이가 단단한 곳에 이리저리 부딪히지 않는다면 어떻게 둥그런 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씹을 수 없는 단단한 고기가 도마 위에서 난도질을 당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먹힐 수 있는 부드러운 고기가 될 수 있겠습니까? 단단하여 씹을 수 없는 고기와도 같은, 뾰족뾰족한 돌멩이와도 같은 저이기에 그곳은 제게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1977년 3월 5일에 입회를 하여 이미 소임이 다 결정이 난 후였기에 처음에는 “대기소”라는 곳에 소임을 받았었는데 5월 1일자로 “엄마 소임" 받았습니다.

그곳에는 한 층에 다섯 반씩 4층이 있었는데, 그 반은 그 층에서 두 번째로 큰 반이었습니다. 그 반 아이들은 2월말에 바뀐 새로운 엄마가 싫어서 일부러 말썽을 일으켰고, 결국에는 그 엄마와 저의 소임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일주일 후인 5월 7일에 소풍을 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로 옆 반을 맡은이(3개월 전에 입회한 바로 위 동료)가 인간적으로 친구가 될 것을 제의했는데, 저는 두 말 없이 거절했습니다.

‘완덕에 이르고자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버리고 떠나왔는데 또 여기에서 인간적인 사랑에 얽매이랴? 하는 마음으로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거절을 하였는데, 그런 저의 강한 처사는 그 사람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하여주었고, 그 사람은 그 일로 인해 7처에 이르도록 계속 저를 괴롭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그 다음에는 공개적으로.. 그 다음에는 동료들과 합세를 하여... 그 때에 그 사람과 동료들의 괴롭힘은 제가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님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며 그들은 저의 교만의 껍질을 벗기는 일의 첫 공로자였습니다. 결혼생활 안에 있어서도 교만의 정도에 따라서 체면을 깎아 내릴 수 사람들이나 사건의 경우는 똑같을 것입니다.

기쁨에 들떠서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자만으로 들어선 길!
그토록 애타게 ‘십자가! 십자가를 주십시오!’ 하며 이 세상 온갖 고통을 다 당할 수 있을 것처럼 의기 양양했던 그 기운은 다 없어지고,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날아오는 돌팔매, 발길질, 침뱉음, 채찍질, 머리에는 찌르는 가시로 인해 흘러내리는 피.. 온통 주위에는 고통을 주는 사람들로만 가득 차 있기에 사랑하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아뜩하고 더 이상 걸어갈 수가 없게 되어 결국에는 넘어졌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이것이 그렇게도 애타게 그리던 내 집이란 말인가? 잘못된 거야. 무언가 잘못된 거야. 이게 아니야. 이 집 꼴은 뭐고, 내 꼴은 또 뭔가, 성인이 되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내가 마귀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며 수도원 자체에도, 저 자신에게도 실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서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던 나쁜 감정들이 이 일 저 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부딪치면서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너무나도 자신에게 놀라고 실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꼴이라니요.....

북부 독일에 있던 오라버니 신부는 저의 이 꼴을 보고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너도 이제 어른이 되려는 진통을 겪고 있는 모양이지? 처음에 수녀원에 갈 때는 모두 꿈에 잠겨 즐겁다가도 얼마 지나면 회의도 생기고 여러 가지로 고민거리가 생기는 법이란다. 네가 특별히 약해서도 못난이가 되서도 아니고, 그런 것이 정상적인 거야. 다만 그런 시기를 만났을 때 어찌 처신하느냐에 따라 자기 길에 충실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데 미나(애칭)야, 네가 너무 조급하게 성인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 같구나. 누구나 그런 거룩한 욕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럴 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상기해 보렴. 하느님께서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인류를 구원하시지 않으시고, 미천한 아기로 태어나서 30년 동안이나 사람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시며 자신을 사람들의 방법을 따라 수련하시고, 그후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다는 것을 잘 묵상해 봐”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말은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때부터는 언제나 느긋한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부족함까지도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당신께로 이끌어주시도록 하느님께 제 온 시간을 맡겨드렸습니다.


<내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로>
3 처 예수님께서 첫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주님께서 넘어지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서 권위 있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도 살리시고 많은 병자들도 고쳐 주시며 성난 파도도 잠잠하게 하시는 당신의 능력을 보고 당신을 따랐는데....

당신을 따르던 많은 사람 앞에서 보기 좋게 넘어 지셨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잘하기를 원하며 남들 앞에서 제가 잘난 것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님! 높아만 지려는 저를 위해 당신께서 넘어 지셨습니다... 남 앞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지만 주님! 저도 당신을 따라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 자신을 낮추어 제가 아무 것도 아님을
남 앞에 보이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
땅에 넘어져 계신 당신께로
더욱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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