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06 조회수2,441 추천수8 반대(0)

19998년간의 보좌신부를 마치고 본당 신부가 되어서 부임한 곳이 적성 성당입니다. 재정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참 행복했고, 즐거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일산 지역에 있는 성당 신부님들에게 매달 조금씩 도움을 청했습니다. 5개의 본당에서 매달 도움을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지냈습니다. 지역 사제회의에서 25인승 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여름에 가뭄이 심했을 때는 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양수기를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성당의 땅이 넓었고, 교우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저도 기꺼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었던 본당에 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가을에는 배추를 보내 드리기도 했습니다. 여름에 주일학교에서 농촌 체험을 올 때는 아무런 비용을 받지 않고 본당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주어진 현실에 실망하였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들이었습니다.

 

예전에 돌계단 틈으로 새싹을 보이는 민들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좋은 곳이 많은데 어쩌다 돌계단 틈으로 씨앗이 떨어진 것입니다. 단단한 돌에, 물도 없는 곳에서 싹을 내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힘들게 꽃을 피우려는 민들레가 애처롭게도 보였고, 작고 여린 줄기를 세상에 내보내려는 민들레가 대견하게도 보였습니다.

 

한 젊은이가 찾아왔습니다. 2006년도 신학교엘 다녔다고 합니다. 본인의 실수로 신학교에서 나왔지만 사제가 되고 싶은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신학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서 일본어를 배웠고, 일본신학교에 가기 위해서 추천서를 받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동창들은 이미 사제가 되었지만 그 친구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배워야 하고, 문화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일본에서 신학공부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될 것입니다. 사제의 길을 가려하는 그 친구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마치 돌계단 틈에서 힘들게 뿌리를 내리려하는 민들레 같았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그 친구의 열정이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의 화답송은 시편 23장입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온 몸에 큰 화상을 입었던 이지선 씨는 시편 23장의 내용을 묵상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나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해도 두려움이 없네. 주님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를 깊이 묵상했다고 합니다. 사고 전에 찍었던 사진은 앳되고 아름다운 여대생이었습니다. 40번을 넘게 수술을 한 지금의 얼굴은 많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지선 씨는 절망 중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과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너무 사랑하십니다. 가난한 이, 굶주린 이, 아픈 이, 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절망하지 않는다면 주님은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 주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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