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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웅렬신부(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06 조회수3,316 추천수0 반대(0) 신고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 찬미예수님

 크리스천의 영성을

교우들에게

피정지도 할 때는

영성을 몇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를 합니다.

걸레의 영성,

연탄불의 영성,

바보의 영성.

첫째 크리스천의 영성은

걸레의 영성입니다.

걸레는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지금도 있어요.

다만 걸레 천이

달라졌을 뿐이지요.

그런데 천 년 전의 걸레나

지금 걸레나 용도는 같아요.

무슨 용도?

더러운데 닦을 때 쓰는 거요.

걸레의 존재 이유는

더러운 것 닦아주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집에 있는

걸레가 대접받기 원합디까?

우리 걸레 쓰고 나면

한적한 곳에다 던져두지,

잘 개어서 침대 옆에

모셔두고 사는 사람 없죠?

그렇다고 걸레가 자기 그렇게

대접했다고 화내는 것

보셨어요? 화 안내죠?

요즘도 요강이 있나요?

요강에다가 더러운 것

다 집어넣는다고 요강이

소리 지르고 화냅디까?

크리스천의 영성은

걸레의 영성입니다.

하느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로 교회 안에

더러운 곳을 닦아주고,

여러분들은

봉사 받을 때나

마음이 편합디까?

봉사 할 때가

마음이 편합디까?

할 때가 편한데 왜 다들

봉사 받으려고만 하세요?

예수님은 큰 걸레였습니다.

세상의 죄를 다 닦아주신

큰 걸레에요

그러면 우리는 뭐에요?

 작은 걸레도

아니고 똥 걸레지요.

내 영혼에 묻어있는

 더러운 것들을 먼저 닦아야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그런데 이 걸레의 삶을

사는 것은 쉽지 않아요.

처음에는

‘걸레의 삶을 살아야지’

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을

가지고 유세를 떨어요.

교회의 모든 직책은

시체처럼 살라고

주신 직책이에요.

살려고 하면 죽어요.

세상의 모든 가만히 있는

물들은 상반된 힘

두 가지를 가지고 있어요..

무엇이든 들어오기만 하면

물속으로 끌어내리는 침수력,

반대로 떠받히는 힘인

부력이 있어요.

여러분의 물은 본당에서

어느 쪽에 있습니까?

부력은 남들을 항상 좋게

 이야기해주고 칭찬하면서

떠받들어 주는 것입니다.

공동체에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공동체는 밝아지고,

예수님이 정말

살아계신 것처럼 느껴져요

그런데 어느 본당을 들어가면

성당은 대리석에 으리으리한데

공기가 차가워요.

교우들 얼굴을 보면

다 얼굴이 굳어있어.

신자들은 6~ 7천명 되는데

패거리가 너무 많아

큰 신부님파,

작은 신부님파,

큰 수녀파, 간 수녀파,

올 수녀파, 제의방 수녀파

떠난 신부파, 올 신부파,

회장파, 부회장파, 총무파, 하

다못해 양파, 쪽파까지.

한국 천주교의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이 파에요.

그런데 이 파는 2천 년 전에도

바오로 사도도

아주 개탄을 했잖아요?

사람이 있는 곳에는

파가 이렇게 만들어져요.

모임에 가서 누구 험담하고,

좋은 이야기에도

항상 까탈스럽게 구는 것,

그게 침수력이에요.

걸레의 존재이유는

안방에 있지 않고 언제든지

쓰라고 준비되어 있다는 것,

아무렇게 되어도

불평불만 없는 것,

내 천이 다 닳아 없어지더라도

마지막 한 올까지

세상 더러운 것 다 닦아주고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큰 걸레 철학입니다

자기 위치를

벗어나면 안 됩니다

두 번째 크리스천의 영성은

연탄불의 영성입니다.

연탄, 예전에 다 때봤죠?

시간 맞춰 갈아야하고,

참 귀찮습니다.

연탄불이 꺼지지 않으려면

불기가 있는 놈이 시커먼 놈

위로 가야해요?

아래로 가야해요?

밑으로 가야하죠?

만약 불길이 있는 애가

 자존심 세우며

아래로 못 내려가

시커먼 놈 위에 앉으면

자기까지 꺼지죠.

새카맣게 아무런

불기가 없는 사람한테까지

불붙이려면 일단 불기가

조금이라도 있는 놈이

시커먼 놈 밑으로

기어 내려가야 합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밑으로

기어내려 가세요.

시누이는 올케 밑으로

내려가고,

사제들은 신자 밑으로

기어가야해요.

각자 각자가, 위에서만

놀려고 하면 불이 꺼져요.

‘신부님, 저는 제 며느리

밑으로 내려간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냉담하고 있는 며느리

 어떻게 해야 성당에 나올까요?

둘이 다 직장에 가면

살림 다하고 애보고,

며느리 속옷까지 빨아요.

제가 어떻게 더 내려 가야해요?

그런데 며느리에게

불이 안 붙어요.’

불기가 약해서 위에 있는

시커먼 놈이 불을 붙을 생각을

안 하면 중간에 뭐 집어넣어요?

번개탄, 아니면 숯 집어넣죠?

내 불기에 번개탄을

넣으면 확 불 붙어요.

그 번개탄이 무어냐?

말씀이에요.

성령에 대한 체험이에요

피정 같은 데에다 좀,

내 자신이 불이 확,

마지막으로 불이 확 붙으면

그 시커먼 놈도 못 견뎌요

안 나올 재간도 없고

회개 안할 재간이 없어요.

시커먼 애한테 너 왜

안 붙느냐고 할 것이 아니라,

안 붙을 때는 내가

시원찮기에 불씨가

시원찮아서 그런 거예요.

성령의 도움을 청해야죠.

말씀의 힘으로 무장해야죠.

힘들고 지칠 때 피정 같은 곳

쫓아다니면서

내가 힘을 얻어야죠.

‘그래! 네가

아무리 박해해봐라.

내가 너에게

불을 붙이고 말 거야!’

모든 우리 교회 공동체가

우리 서운동 신자들이

그런 마음으로 밑으로

내려가려고 하면 집안에 있는

냉담자들을 적어도 1년에

하나정도는 끌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입교시키고 싶은데

 차가운 인간이라 내 약한

불기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 때가 많아요.

자기 힘으로 붙이려고

하니까 안 붙죠.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고

내 자신도 불기가 강해야 해요.

어떻게 불이 쉽게 붙겠습니까?

쉽지 않아요.

마지막 하나가 남았는데,

세 번째 영성은

바보의 영성이다

우리 주님 보면,

세상 기준으로 보면

저 사람 똑똑하신 분 같아요?

아니면 바보 같아요?

바보 같죠?

하느님의 아들이 큰 능력을

가지고 계심에도 이천년 전에

옷을 제대로 하나 걸치셨어요?

팬티 한 장 걸치고

 2천년 동안 매달려 계신데,

우리는 저분을

 ‘주님, 주님’ 그러죠?

내가 부르는 주님이 큰 바보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작은 바보처럼 살아야죠.

그런데 성당마다

바보 보기가 힘들어요.

어찌 그렇게 하나같이

예수님보다 다 똑똑한

사람들만 드글드글 대는지.

바보들이 모여 있는 성당은

따뜻해요. 파가 없어요

크리스천의 영성은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정말로

 멍청하기 때문에

저 길을 가신 것 아니죠?

정말로 아이큐가 떨어지고

등신이라 저렇게

돌아가신 것 아니에요

바보가 되라는 겁니다.

작은 바보가 되는 거에요.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께서

혼잣말로 제일 많이 했던 말이

‘나는 바보야, 수환아’였어요.

여러분들 아침에 눈 떠서

여러분들 거울 보면서

‘누구야 너는 오늘

바보처럼 살아야 돼’

그런 말로 시작하세요.

똑똑한 척 하지 말고

 바보처럼 살아야 해

그 추기경님, 얼마나

예수님을 닮고 싶어 하셨으면

아침마다 세상 떠나실 때까지

‘눈을 뜨면 수환아

너는 바보다’ 하셨겠어요?

지금, 이 3가지 영성을

가지고 며칠 몇날을

이야기해도 끝이 없어요.

오늘 복음이 뭐였죠?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으면서도

자랑하거나 유세떨지 맙시다.

모임에 가면 내가 자기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말만 하면 가로막는

여자 있어요.

꼭 나한테 무슨 사심이 있고

감정이 있는지 정말 얼굴에

침만 안 뱉었을

뿐이지 모욕감을 주죠.

그냥 뱉으라 하세요.

‘그래, 나 바보야, 나 걸레야,

내가 네 밑으로 내려갈게’

 사람은 밑에

있을 때가 행복해요.

봉사 받을 때가 아니라

봉사 할 때가 행복하고

똑똑한 척하면서 살기보다

 예수님 닮은 바보처럼

살 때가 더 행복해요.

그러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래야 해요

젊었을 때는 세상 물을

모르는 혈기가 있고

힘이 있어서

남 밑으로 안 내려가고

위로 올라서려 하고

바보가 아니라 똑똑하다

소리 듣고 싶고

걸레가 아니라 늘 깨끗한

자리만 골라 앉으려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주님 앞에 갈 날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3가지 삶을 매일같이

실천해야합니다

 그래서 크리스천의 영성을,

그 어렵고 복잡한 신학을

나는 3마디로 줄여요

걸레의 영성이다.

연탄불의 영성이다.

바보의 영성이다.

 이 3가지는 늘 많은

묵상거리를 줍니다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 저한테

축복주시는 것도

감사할 뿐이고

안 주시면 어떻습니까?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제가 뭐 받으려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처분만 전 기다릴 뿐이고

저는 할 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삽시다. 아멘

2017년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11/14)

서운동성당 김웅열

(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서운동성당 - photo by - 느티나무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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