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09 조회수2,509 추천수8 반대(0)

교구에서는 사제들에게 많은 공문을 보냅니다. 부서들이 많고,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본당에 있을 때에 교구의 공문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습니다. 직접 관련 없는 것들도 많고, 다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주로 보는 공문은 사무처와 관리국의 공문이었습니다. 사무처의 공문은 인사이동과 관련된 것들이 있고, 관리국의 공문은 본당의 재정과 관련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구청에 있으면서 공문을 볼 일이 더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기분이 좋아지는 공문을 하나 읽었습니다.

 

교구에서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장례에 대해 지원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비용이 없어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장례 물품을 지원하고, 장례식장에 대해서도 일정 금액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라는 서류와 본당 신부님의 추천서가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공문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몇 년 동안 노숙자들을 위해서 저녁을 대접하는 본당이 있었습니다. 지구 사제회의를 하면서 함께 하겠다는 본당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음식을 장만하는 일, 늦은 시간까지 봉사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추운 겨울, 배고픈 노숙자들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하는 그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한 자매님은 풍성한 열매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쉬는 교우 댁을 방문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형제님은 나 이제 성당에 나가지 않으니 앞으로 오지 마세요.’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시어머니는 내가 개신교회에 나가니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앞으로 성당에 가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오지 마세요.’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방문하기 전에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주보를 전해 드릴 때 주보에 전화번호와 좋은 글을 써서 함께 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화를 내던 형제님도 많이 누그러지셨고, 개신교회에 다니던 할머니도 웃어주었다고 합니다. 기도와 전교로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그 자매님의 말씀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크고 화려한 성당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제와 주교, 수도자들만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따뜻한 미소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이웃에게 작지만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쌀쌀맞게 대하는 쉬는 교우들에게 주보를 전해주고, 다시 한번 찾아가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원망할 일이 있어도, 화나는 일이 있어도 주님 때문에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오늘 영성체송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보라, 내가 곧 간다. 상도 가져가, 사람마다 제 행실대로 갚아 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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