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가면 주로 비행기를 이용합니다. 오랜 시간 비행을 하다가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승무원들이 안내를 하기 시작합니다. 비행기는 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장도 안내를 합니다. 오랜 시간 수고하셨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현지의 기상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줍니다. 승객들은 좁은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새로운 곳에서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도 합니다. 낯선 곳에서 지낼 마음에 약간은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됩니다. 언젠가 도착할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면,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비행기 안에 있는 것은 답답하고, 무료한 시간들이 될 것입니다.

2005년 11월 4일 저는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토론토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나오니 현지에서 공부를 하던 신부님들이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신부님들의 도움으로 저는 토론토에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매달 한 번씩 모여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였고, 나눔을 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은 학교의 프로그램도 알아봐 주었고, 현지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현지 교구청에 소개를 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저도 처음 토론토에 오는 신부님이 계시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오늘 성모님은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습니다. 비행기를 타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가진 몸으로 상당히 먼 거리를 여행하셨습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이 만난 ‘아인카렘’은 아주 조용하고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그곳에는 성모님과 엘리사벳이 만나는 모습을 표현한 조각상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의 말을 듣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가 아이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리아는 이제 늙은 나이에 아이를 잉태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그때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따뜻한 말을 해 줍니다. 그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말해 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축복해 줍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십시오.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십니다. 그 기쁨 때문에 태중에 있는 저의 아이도 기뻐 뛰놀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친척 엘리사벳의 말을 듣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의 집에 머물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저도 사제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일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만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친구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저를 대해주고, 제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런 친구가 있기 때문에 저는 더욱 더 힘을 내서 사제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가까운 이웃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대하면 우리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민과 갈등을 들어 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나의 모습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의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나의 길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해결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사랑으로 오시니 감사합니다. 그 사랑은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었습니다. 그 사랑은 가난한 이,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절망 중에 있는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주님,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주님의 그 사랑을 저 또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