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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21 조회수1,822 추천수4 반대(0) 신고

 


특별한 만남

 

 

두 여인의 만남이 참으로 특별합니다. 보통 사람의 시선, 통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일차적인 시선, 즉 인간적이고 표면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니, 기구한 운명을 지닌 두 여인의 가슴 아픈 만남이었습니다.

 

 

한 여인은 노산(老産) 중의 노산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엘리사벳은 당시 가임 연령을 훨씬 넘긴, 세상 뜰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셨습니다. 당시 엘리사벳의 세례자 요한 잉태 사건은 장안의 화제거리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태안에서 아기가 뛰놀았습니다. 아마도 이 분야 기네스북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상황이었습니다.

 

 

또 다른 한 여인을 보십시오. 마리아 역시 엘리사벳 못지 않게 기구한 여인입니다. 아직 10대소녀입니다.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가졌습니다. 한 마디로 미혼모였던 것입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라고 똑부러지게 이야기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아인카림에서 있었던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참으로 어색하고 당혹스런 만남이었습니다. 그러나 루카 복음사가가 묘사하고 있는 만남의 장면은 무척이나 흥겹고 기쁨에 찬 분위기입니다. 마리아를 맞이하는 엘리사벳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마리아를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환대를 받고 있는 마리아 역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동시에 희극적인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이 기쁨과 환희, 축복과 감사로 가득 차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계시는 주님께서 현존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우리네 인생도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상황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만남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노력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입니다. 인간의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 주님의 현존 안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간 역사와 국민 앞에 저지른 과오를 조금이라도 뉘우친다면, 그간 나라에 끼친 천문학적 손실을 생각한다면, 쥐죽은 듯 조용히, 기도하고 반성하면서 연말을 지내야 마땅할 텐데... 개념이 없는 건지, 정말 머리가 나쁜 건지, 뭐 대단한 일을 했다고, 송년회다, 뭐다 해서 국민들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있는 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는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사저 앞을 지키는 우리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 엄동설한에 그 곳에서 벌벌 떨면서, 그렇게 벌을 서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고 보람을 느낍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입대했는데, 본의하니게 나라를 들어먹은 법범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나 딱해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조속히 청산되어야 할 적폐입니다.

 

 

그 대단한 분들 한명 경호하기 위해 연간 4~5억원의 혈세가 지출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정말이지 무의미, 무가치한 일에 희생당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런 이해하지 못할 현실 역시, 인간적 시선으로만이 아니라 주님의 시선, 성령 안에서 바라봐야겠지요. 이 땅의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랍니다.

 

 

너무 급해 단돈 300만원 대출받은 것 제 때 갚지 못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감당하느라 죽을 고생하고 계시는 이 땅의 서민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천문학적 금액의 불법 비자금을 축척하고도 저리 떵떵거리며, 저리 실실 웃으며 돌아다니는 대단한 사람들을 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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