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22 조회수3,746 추천수12 반대(0)

동성고 예신 반 합격생을 위한 감사미사가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부모님들께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나이는 16살입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면 어리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면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닙니다. 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더 어린 나이에 멀리 마카오까지 유학을 갔습니다. 성모님께서도 더 어린 나이에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응답을 하였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겠다는 학생들의 눈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주셨던 부모님들께도 감사를 드렸습니다.

 

강론을 마치고 학생들은 선서를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성실하게 응답하겠다는 선서를 하였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학생으로서 다른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는 선서를 하였습니다. 지도 신부님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학교와 기숙의 규칙을 성실히 지키겠다는 선서를 하였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선서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사인을 했을 것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하니까 덩달아 사인을 했을 것입니다. 25명의 동성고 예신 반 학생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늘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했던 것처럼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열매를 맺는 것은 교회가 하겠지만 학생들을 키우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시대와 세상의 흐름에 밀려서 성소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소의 밭을 잘 가꾸어 사랑하는 자녀들을 주님의 부르심에 봉헌해주신 부모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예전에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학생들은 성탄 예술제를 하면서 자신들의 신앙고백을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성당에 다닌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당이 아파트 상가 건물이었다는 이야기, 세례를 받지 않았어도 성당에 다닐 수 있었던 이야기, 4년 동안 성당에 다니다가 드디어 세례를 받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당에 다니기 때문에 방황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았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고 수능을 본 학생도 자신의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신앙고백을 하면서 울었기 때문에 저도 코끝이 찡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까지는 열심히 다녔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하느님이 계시는지 의심을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아프고, 어머니는 가게 일을 하며 아버지를 돌보아야 했다고 합니다. 성당에 가는 것이 싫었고, 왜 우리 집만 이렇게 힘든 일이 생기는지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수술을 받는 날에 어머니는 시간을 알려주시면서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말은 하겠다고 했지만 기도를 해도 들어주지도 않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빠의 수술시간이 되자 자신도 모르게 성호를 긋고 주님의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성당에 가서 제대 앞에 있는데, 하느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만 하느님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신다는 하느님께 감사들 드리며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와 함께 큰소리로 울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도를 들어주셨고, 아빠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학생은 주일학교 교사를 지원했고,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었던 성당과 하느님을 위해서 봉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신앙고백을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마리아의 신앙고백을 들었습니다. 마리아는 동성고 예신 반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그런 마리아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을 아름답게 하였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내 마음 기뻐 뛰노나이다. 주님께서는 나를 복되다 하셨나이다. 능하신 분이 큰일을 하셨나이다.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주시고, 부요한 이를 빈손으로 보내셨나이다. 권세 있는 자는 자리에서 내치시고 비천한 이를 끌어 올리셨나이다. 이제부터 과연 만세가 나를 복되다 하리니, 주님의 자비가 크시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신앙고백입니다.

 

이제 성탄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께, 마리아가 했던 것처럼, 주일학교 학생들이 했던 것처럼 나의 신앙고백을 주님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왜 신앙을 가졌는지, 신앙은 나에게 무엇인지, 신앙을 통해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성탄을 준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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