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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23 조회수2,209 추천수9 반대(0)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면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일정표에 약속이 많이 잡혀 있으면 일을 한 것 같고, 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말에 무리한 일정들을 잡았더니 몸이 조금씩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느님께서 성탄을 앞두고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가 제 몸을 조절하지 못하니 제게 몸살을 주셨습니다. 저는 일정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능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시간이 나면 잠을 잤습니다. 방전된 배터리가 조금씩 충전되듯이 제 몸도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몸살이 있으면 하루에 10시간을 자도 부족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기력이 회복되면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자면 허리가 아프곤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픈 것을 보니 이제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며칠 쉬면서 책장 정리와 책 정리를 하였습니다. 바쁘게 살고, 부지런한 것 같았지만 책장 서랍 안은 엉망이었습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남에게 줄 것들을 따로 모으니 책장 서랍이 깔끔해 졌습니다. 꼭 필요한 책들만 남기고 책들을 정리했더니 책꽂이도 다이어트를 한 것처럼 가벼워졌습니다. 몸살이 제게 준 선물입니다. 며칠 쉬니까 꼭 해야 했었는데 못했던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읽기로 했는데 읽지 못했던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게 온 메일도 꼼꼼하게 읽어보고 답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혜민 스님이 말했던 것처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주님의 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몸살이라는 선물을 받고서야 자신을 돌아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영성체송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주님이 곧 오십니다. 우리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교만과 욕심으로 가득찬 언덕을 깎아 내리면 좋겠습니다. 불평과 원망으로 쌓인 언덕을 깎아 내리면 좋겠습니다. 근심과 걱정으로 깎여진 골자기는 메웠으면 좋겠습니다. 열등감과 나태함으로 깎여진 골자기는 메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즈카리야와 엘리사벳은 아들의 이름을 정해 주었습니다. 그 이름은 요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은 은혜로운 분이라는 뜻입니다. 요한은 자신의 이름의 뜻대로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면서 살았습니다.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면서 살았습니다.

 

저도 이름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태어나면서 받은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세례를 받으면서 받은 이름입니다. 저는 두 개의 이름을 스스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름들을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이름은 재형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고,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중용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저의 이름의 의미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례명은 가브리엘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또한 제게는 소중한 이름입니다. 사제의 길을 가는 제게는 가장 적합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라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부모님께서 정해주신 나의 이름의 의미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세례명이 가지는 뜻을 생각하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 성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네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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