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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웅렬신부(어떠한 일이 있어도 감사합시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12-30 조회수1,936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감사합시다"

+ 찬미 예수님

지금 우리 묵주기도 드릴 때

양 옆에서 신부님들이

고해성사를 드렸죠?

한 쪽에는 보좌신부님,

다른 쪽에는 중국에서 온

한족 요셉신부님.

요셉신부님이 성사 주시는

고백소 안을 한번

상상을 해보았어요.

신자들이 얘기하는 것을

저 양반이 얼마나

알아들었을까?

보속은 무얼 주었을까?

그러면서 문득 옛날에

90년대에 중국 선교를

나갔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모택동이 죽고 등소평이

달러를 벌려고 문호를

개방하던 때라 이때다 싶었죠.

물론 사복입고 갔습니다.

사제복 입고가면 큰일 나요.

제일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사과박스에 묵주, 십자가,

성서책을 잔뜩 가지고 갔어요.

심양공항에 내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조사를 안 하는데

박스있는 사람만

조사를 하는 거예요.

제 박스를 열어보고 묵주,

십자가가 나오니 공안의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묵주를 집어 던졌어요.

‘아편을 우리 민족에게

심으려 왔구나!’

물론 중국말이라

나는 못 알아들었고

나중에 중국어하는 신자에게

물으니 알려주었어요.

보관증 주면서 나중에

 찾아가라고 해서 결국

교우들에게 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두 번째 갈 때는

설마 걸릴까 하면서 몸에는

십자가를 붙이고

묵주로 칭칭 감았어요.

몸이 좀 크다보니,

큰 십자가 작은 십자가가

10개가 붙습디다.

대단한 몸뚱이죠?

김포세관에서는 우리 열심한

신자에게 사정이야기를

하고 빠져나왔는데,

중국에서는 어떨까?

그때만 해도 심양공항에는

보안검색대가 없고

그냥 눈으로 확인하고

도장 찍어주던 시절이었어요.

통과는 해서 나왔는데

걸어집니까? 뒤뚱뒤뚱.

아무튼 그렇게 초창기에는

선교를 다녔어요.

처음 5년 동안은 조선족에게

그 다음 5년은 한족에게

선교를 갔어요.

중국을 통해 복음이

한국으로 왔기에,

한족에게도 복음을

전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김대건신부님과

최양업신부님이 머무셨던

소팔가자(小八家子)에

갔습니다.

소달구지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끝도 없는 옥수수 밭,

그 한 가운데가

마을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200년 된 성당이 있었어요.

한족회장님이 종을 치니

그 넓은 옥수수 밭 어디선가

사람들이 나와서 성당마당에

천여명이 찼어요.

‘김대건신부님 추모 묵상회’

라고 붉은 천에 황금색으로

써서 준비한 현수막을

성당 뒤에 붙였어요.

성당에 의자도 없었고,

제의실에는

오래 입지 않은 제의,

성작은 없어 사기 밥그릇을

쓰고 있었어요.

강의때 내가 한국말로 하면

북경에서 같이 온 조선족

회장님이 통역을 했어요.

내가 볼 때 40프로 이상은

전달이 안 됐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희한해요.

웃기는 이야기하면 통역

 돌아서 웃기 시작하고,

슬픈 이야기하면

울기 시작하고.

아! 인간의 언어에

성령의 언어가 함께

하시는 구나 생각했어요.

저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신자들에게

고백성사를

다 줄 수 있어요.

왜요? 옆에는

 누가 앉아있다고요?

예수님.

쏼라쏼라 고백하면

나는 가끔 운만 띄어주면

되요. 음? 음.

그러면 중국신자들

고백하면서 울어요. 왜?

옆에 예수님이 계시니까.

보속 주는 것도 간단해요.

묵주 들고 손가락으로

1, 2 하면 되요.

다 알아들어요.

아무튼 우리 한족신부님께

성사보신 분들

다 은혜로 왔죠?

중국신부님이

다 못 알아들어도 예수님은

다 들으셨겠죠?

내가 예전에 중국에서

고해성사를 주면서

하느님의 역사가 일어났듯이,

오늘 요셉신부님에게

성사 받은 분들 치유 받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묵주를 굴렸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첫째자리에

모시지 않고 세상 유혹에 빠져

적당히 타협하면서

어영부영 살다가는

목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뺏길 수 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새해가 시작됩니다.

가 나 다 중 나해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제대 앞에는

유대인이 예수님을

4천년 기다렸다는 의미의

 4개의 대림초가 있어요.

우리에게는 4주를 의미하죠.

4주후면 예수님의

성탄대축일이 돌아옵니다.

아무튼 전례력으로는

내일부터가 새해예요.

새해를 앞두고 이렇게

첫 토요일에 초대받아

왔다고 하는 것은 은총의

시간이겠지요?

 내일로 다가온 영적인

한 해를 맞이하면서,

또 앞으로 한해가 축복의

한해가 되기 위해서

적어도 우리는 세 가지를

묵상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대림기간에는 내 죄,

과거의 죄를 깨끗이 청산하자.

누구나 오래 묵은 죄를 가슴깊이

담고 다닐 수 있고,

성사 때 고백 못하는

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죄는 죄의식으로

 남아 기쁨과 용기와 희망의

삶을 살지 못하게 합니다.

정신의학에서는 심장병,

위장병, 신경통, 또 암 발병의

여러 원인중의 하나가

과거의 깊은 죄의식을

청산하지 못하고

감춰두고 살 때,

그것이 육신의 병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대림절기간동안

해결해야합니다.

전심전력으로 묵상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죄의

찌꺼기를 청산해야합니다.

아마 주님께 바치는 가장

큰 선물은 내 깨끗한

영혼이 아니겠는가!

 대림시기를 예전에는

판공이라 그랬습니다.

힘쓸판(辦)에 공로공(功),

힘써서 공로를

쌓는 시기입니다.

힘써서 내 영혼을 닦는

 시기가 대림시기요.

힘써서 내 마음을 닦는

시기가 대림시기요.

힘써서 내 생각을 닦는

 시기가 대림시기입니다.

 이번 판공성사

대충보지 맙시다.

잘 성찰하여 늘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죄의식,

그것 때문에 절대

기뻐할 수 없는 죄의식,

신자생활을 오래했어도

한 번도 제대로 고백하지

못했던 죄의식,

이야기했어도 사제가

못 알아듣게 두리뭉실하게

말했던 죄의식을 청산합시다.

즉, 절대 모고해하지 말고,

내 죄가 아무리 진홍색처럼

붉어도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무릎을 꿇읍시다.

 두 번째는 야고보서 2장

14절의 말씀을 지키는

새해가 되도록 합시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예전부터 우스개소리로

신자들을 가리킬 때

‘삼바닥 신자’라는 말을 씁니다.

삼바닥이 뭘까요?

발바닥, 혓바닥, 손바닥.

 발바닥 신자는 뭡니까?

일요일 되면 발이 벌떡

일어나서 어디가는가보니

 성당으로 가고 있어.

또 미사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있는데 갑자기

발이 벌떡 일어나 보니

헌금하러 나가는 시간이야.

다시 말하면 발바닥만

느님께 나가지,

내 영혼은 아직도

세속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혓바닥신자는 이야기

안 해도 아시겠죠?

입으로는 온갖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도,

한번 분노가 일어나면

그 아름다웠던 혀가 칼날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난도질합니다.

그리고 미안해, 용서해.

그것이 반복이 됩니다.

매를 맞으면 매자국이 남지만,

혀에 맞으면 뼈가 부셔집니다.

새해부터는

제발 혀를 조심하세요.

혀를 다스리는 자가

영혼을 다스린다했어요.

혀를 말할 때 몇 번 생각하고

 말하고, 누군가와 대화할 때

적어도 주모경을

마치고 시작하세요.

자식과 대화를 하든,

남편과 대화를 하든,

교우들과 대화를 하든,

모여 있는 자리에 가서 화

살기도 한 번은 하세요.

“주님, 제 혀로 주님

찬미하게 해주시고,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다른 사람을 들어 올려주는

말이 되게 해주십시오.

조금이라도 시샘하고

질투하고 깔아뭉개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 혀를 축복해주십시오.”

그런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손바닥신자는 뭡니까?

말 그대로

손은 늘 합장을 하고

 하느님을 향해있으나,

마음속에는

주먹을 쥐고 있어요.

 발바닥신자는 전교하는

발바닥이 되어야할 겁니다.

남을 비판하는 혓바닥은

남을 칭찬하고

높여주는 겸손한

혓바닥이 되어야할 겁니다.

형식적인 손바닥은

남의 눈물을 닦아주는

거룩하고 착한 손바닥이

되어야할 겁니다.

쓰러져있는 사람 일으켜주는

손바닥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로 묵상해야할 것은

지난 한 해동안 내 입에서

감사하다는 말이 얼마나

나왔느냐 입니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부족한

 한 해였다면, 내년부터는

감사가 충만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 사람 입에서 감사하다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가

그 사람의 신앙을 말해줍니다.

하느님 일을 많이 하였다 해도,

입에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안 나올 때는

헛것이라는 겁니다.

 돌아가신 제 부친이

제일 좋아하시던

노래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주여 임하소서’

그리고 또 하나는

 ‘감사’ 노래예요.

‘감사, 감사, 아침에도 감사,

한낮에도 감사, 감사, 감사,

저녁에도 감사’

그 노래가 참 중독성이 있었어요.

온 가족 만과 드리고 꼭 불렀고,

 뭔가 언짢은 일이 있어도

이 노래를 부르시면서

푸셨던 것 같아요.

 오늘 여러분 감사하시죠?

저도 오늘 여러분 만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주님이 오실 때 주님께

드릴 가장 값진

선물은 감사입니다.

눈에 보이는 집,

내가 가지고 있는 통장,

나의 사회적

위치가 아닙니다.

 ‘주님, 저는 감사만

하면서 살았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십자가의 무게가

무거울 때나 늘

 저는 감사했습니다.’

 대림절과 새해를 맞이하고

 헌 해를 보내면서

 세 가지 묵상을

 여러분에게 권했습니다.

첫 번째는 판공시기,

힘써서 마음을 닦고,

힘써서 생각을 닦고,

힘써서 우리의

영혼을 닦는

대림시기가 되자는 것,

지금부터 고해성가

준비 하십시오.

가슴을 찢는 성찰을

하십시오.

‘주일 몇 번 빠졌습니다.’

라는 소리 들으려고

 하루종이 예수님이

기다리시는 것 아닙니다.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내가 늘 걸려 넘어지는

내 안의 어둠덩어리가

무엇인지 눈물로

통회하십시오.

그리고 주님 앞에

용서를 청하십시오.

두 번째는 삼바닥

신자로부터 벗어나

하느님께 나아가는

나의 영과 육이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세 번째는 어떤 일이

있어도 감사합시다.

 감사하는 곳에

주님의 풍성한 축복이

내릴 것을 믿으며,

오늘 이 자리를 지켜보실

성모님께 전구하면서

이 은총의 밤을 봉헌합시다.

아멘

2017년 12월 은총의 밤

 (12/02)

서운동성당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photo by 분도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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