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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3 조회수1,708 추천수6 반대(0) 신고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풍부히

 

 

저희 수도자들은 회헌회칙의 규정에 따라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보게 되어있습니다. 저희 남자 수도자들은 대체로 한 달에 한번 성사를 보는데 비해, 수녀님들은 보름에 한번 꼴로 성사를 보기도 합니다. 그 누군가에게 내 내면의 수치스런 부분, 어둠과 상처를 열어보인다는 것,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자주 하다보면 고해성사의 은총이 얼마나 크고 은혜로운 것인지를 실감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틈만 나면 고해성사를 보면서 아주 작은 부분도 가슴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틈만 나면 죄를 짓는 사람들, 삶 자체가 거짓이요 죄투성이인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고 외치고 다니는 것입니다. 너무 지나친 죄의식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죄의식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것입니다.

 

 

요한 23세 교황님의 영혼의 일기를 읽으면서 깜짝 놀란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신학생 시절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에 걸쳐 매주 한번 씩 꼭꼭 고해성사를 보셨다는 것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나이다. 저는 제 일생동안 매주 고해성사에 충실해 왔습니다. 잘 준비된 고해성사는 언제나 성화의 길에 있어서는 확고한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역시 현재 정기적으로 바티칸 대성당 내 고해소에서 고해성사를 보고 계십니다.

 

 

인간 존재라는 것 참으로 묘한 존재입니다. 어제 천국을 살았지만, 오늘 지옥에 떨어져 있습니다. 어제 천사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사탄의 얼굴로 돌변해 있습니다. 어제 하느님 의 충만한 사랑과 배려 속에 살았는데, 오늘 낙원에서 쫒겨난 아담과 하와의 비참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한없이 나약한 인간 존재로써, 어쩔 수 없이 달고 살아가는 죄() 때문입니다. 인간 존재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때로 주님안에 딱 붙어있기도 하지만, 언제든 그분으로부터 멀어질 가능성도 함께 지닌 존재입니다.

 

 

죄앞에서 중요한 것은 죄로 인한 좌절감과 중압감, 우울함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털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죄로 인한 죽음의 상태에서 재빠르게 주님 자비로 인한 은총과 기쁨의 상태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그 옛날 바오로 사도도 한때 그리스도를 박해하던 대 죄인, 그리스도 신자들을 체포하고 고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중죄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의 낙마체험 이후, 재빠르게 죄에서 벗어나 주님의 은총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신앙 여정에 있어서 중요한 측면은 처절하고도 진지한 회심, 그리고 신속한 회심이었습니다.

 

 

죄로 인해 괴로울 때 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말씀이 한 문장 있습니다. “죄가 많은 곳에 하느님 은총도 풍성히 내립니다.” 그렇다고 주님 은총을 많이 받기 위해 틈만 나면 죄를 지으라는 가르침이 절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나약한 한 인간 존재로서 우리가 죄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자비는 우리의 죄를 능가한다는 진리를 기억하고, 신속히 죄에서 벗어나 주님 은총 속으로 들어오라는 가르침입니다.

 

 

주님께서 지니신 구원력은 힘차기 때문에 그 상처 안에 머무는 이는 안전합니다. 세상이 으르렁대고 육신이 나를 압박하여 마귀가 올가미를 놓는다 해도 나는 단단한 바위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넘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내가 큰 죄를 범하여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해도 주님의 상처를 생각하면 실망에 빠지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이 사해줄 수 없는, 죽음으로 이끄는 그런 죄가 있겠습니까? 그렇게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생각한다면 질병이 아무리 무섭다 해도 나를 떨게 할 그런 질병은 없습니다.”(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풍부히 내린다고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주님을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해드리는 것이 바로 우리의 죄입니다. 주님의 머리 위해 또 다른 가시관을 얹어드리는 것이 우리의 죄입니다. 주님의 고귀한 몸에 또 다른 채찍 자국을 더해드리는 것이 우리의 죄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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