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4 조회수2,433 추천수9 반대(1)

새해를 지내면서 덕담을 하게 됩니다. 올해는 개의 해이기 때문에 이런 덕담을 들었습니다. “편견과 선입견은 모두 버리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으니 바르게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색, 성별, 혈연, 학력, 계층, 신분, 신념, 종교, 지역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사람을 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모든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명동에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모두 보여주는 식당이 있습니다. 요리하는 분들의 정성을 볼 수 있었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청결하기 때문에 믿음이 가는 식당입니다. 마치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와서 보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감출 것이 없다면, 자신이 있다면, 부끄러움이 없다면 말할 수 있습니다. ‘와서 보세요.’ 모든 혼란은 와서 보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명동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있습니다. 주일이면 볼 수 있습니다. 매 미사가 끝날 무렵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다음 미사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성탄 미사에는 30분전부터 기다려야만 성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추운 겨울임에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한 것일까요?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진리에 목이 마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또 있습니다. 2009216일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을 때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서 명동 성당 주위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추모하고 조문하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이 따뜻한 차를 마련하였고, 추운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하였습니다.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와서 보시오.” 요한 복음사가는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함께 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 진실은 드러나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거짓은 감추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의 삶이 와서 보시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실과 함께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안도현 시인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인은 연탄 한 장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오늘 나의 말과 행동이 이웃에게 따뜻한 위로와 기쁨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신앙의 시작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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