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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5 금/ 영의 눈을 떠가는 여정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4 조회수2,248 추천수5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전 금, 요한 1,43-51(18.1.5)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 1,49)





Philip and Nathanael


 



영의 눈을 떠가는 여정

 

오늘 복음은 우리의 영적 여정을 알려줍니다. 나타나엘은 필립보가 부르기 전에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습니다(요한 1,48). 예수님 시대에 율법교사들은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 성경공부에 몰두하곤 하였습니다. 영적 여정에서 하느님 앞에 자신을 두고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만남이나 경험과 지식에 앞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필립보가 성경공부를 하고 있던 나타나엘을 만나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 곧 메시아를 만난 사실을 말해줍니다(1,45).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그분을 따라나선 필립보가 자신이 체험한 구세주에 관한 지혜를 그에게 나누어준 것입니다. 이렇듯 구원의 진리와 영적 보물은 다른 이들을 통해서도 전해집니다.

그런데 나타나엘은 성경말씀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에도,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1,46) 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조건 없이 곧바로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필립보와 달리 그는 아직 영의 눈을 뜨지 못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필립보는 여전히 보잘것없는 작은 마을 나자렛에 머물러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라”(1,46)고 권유합니다. 그의 권유는 단지 감각을 통해서 확인하라는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필립보는 나타나엘을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로 인도한 것입니다. 그는 나타나엘이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깨고 영의 세계로 나아가도록 이끈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을 보고,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1,47) 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시자 그는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1,49) 하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이 ‘있었던 본래의 자리' 곧 본모습을 상기시켜주시자 이 놀라운 고백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나타나엘은 말씀을 통해 하느님과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의식하고, 또 자신이 걸어야 할 삶의 방향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이렇듯 주님께서는 내 삶의 시작과 살아가는 여정,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나를 지켜보시며 알고 계십니다.

나타나엘이 처음에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한 채 나자렛에 머물렀던 것은 바로 이 점을 기억하지 못해서였을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 자신 안에서 꿈틀거리는 사고의 틀과 타성, 그리고 욕망들에 잠시 눈이 멀어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으로 이 모든 걸림돌이 사라지자 그는 구세주를 알아보고 고백합니다.

우리 모두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 곁에 머물고,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또한 필립보처럼 내가 체험하고 만난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를 다른 이들과 나눠야 할 것입니다.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할 때”(1요한 3,18)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겠지요. 나아가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시고 함께 하시는 주님을 기억할 때 “앞으로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입니다.”(요한 1,50)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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