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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만인의 구원자로 드러난 아기 예수/이기양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6 조회수1,404 추천수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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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 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태오 2,1-12)


만인의 구원자로 드러난 아기 예수


오늘을 '주님 공현(公顯) 대축일'이라 부르는데 공현이란 '나타나다'는 뜻으로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님께서 유다인을 넘어 온 세상의 구세주로 드러나심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성탄의 기쁨이 유다인에 국한되었다면 공현은 예수님께서 만민의 구세주로 드러난 의미 깊은 날이므로 어쩌면 우리에게 더 큰 축일인지도 모릅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지만 가장 박대한 사람을 꼽으라면 헤로데 왕이요, 정성된 준비로 잘 맞이한 사람으로는 동방박사를 지목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헤로데 왕은 70살이 다 된 나이 많은 임금이었으며 경륜과 지혜가 부족하여 사방에서 도전을 받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유다인들이 왕에 도전하면서 반기를 들었고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예루살렘 성전을 신축하는 등 노력했지만 왕권은 마음먹은 대로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헤로데 임금은 예민해져갔지요. 그 즈음에 동방박사들이 찾아와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마태 2,2)하고 물었으니 헤로데 임금으로서는 기절초풍할 노릇이었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마태 2,3).

오늘 복음이 그때의 놀라움을 잘 전해줍니다. 불안에 떨던 헤로데 임금은 수석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아놓고 그리스도께서 나실 곳이 어디인지를 찾게 하고 관심을 표명하는 척하지만 결국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이와는 반대로 동방박사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하늘의 뜻을 살피다가 때가 되어 베들레헴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고대했던 대로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 기쁨에 넘쳐 엎드려 경배하며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봉헌합니다. 구세주를 만나 뵌 이들은 벅찬 감동을 간직한 채 자기들 나라로 돌아갑니다. 

똑같이 메시아의 탄생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수천 년 기다려온 구세주 메시아를 만나 뵌 사람은 동방박사들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예수님과 가까이에 있어도 관심이 다른 곳에 있으면 만날 수도 없고 예물을 드릴 수도 없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면 아무리 먼 곳에 있어도 주님을 만날 수 있고 찬미와 감사의 예물을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신 아기 예수님께 어떤 예물을 드릴 수 있을까요?

샌디에고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온 몸이 마비된 윌리엄 마틴이라는 환자가 입원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고통 속에서 그는 몸을 뒤척이지도 못하고 땀을 닦지도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극도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했는데 약의 부작용으로 눈물샘마저 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돌보는 간호사들조차도 그의 힘겨운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외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안타까움에 외면하는 간호사를 보며 마틴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을 파고드는 고통을 참기는 어렵지만 나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삶의 어려움은 있습니다. 남보다 내 남편이 무능하다거나, 내 아내가 살림을 소홀히 한다거나, 남의 자녀는 다 잘하는데 내 자녀는 형편없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정은 생지옥이 되지요. 이렇게 남과 비교해 잘못된 것만을 찾아낸 다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지금까지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를 드리다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주변에 얼마나 감사할 일이 많은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가족은 그 존재 자체로도 감사의 근원이 되고 힘이 되는 것입니다. 삶이 바뀌지요. 

오늘 오신 주님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고통을 예물로 봉헌하는 삶을 살기를 결심하면 어떨까요?.......◆

[말씀자료 : - 이기양 신부- 편집 원근식 :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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