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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먼 길 달려온 동방의 그 박사님들 / 주님 공현 대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7 조회수1,378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에게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서,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마태 2,9-12).‘


하늘의 별빛이 구세주의 탄생을 알렸다. 그 별이 온 누리를 비추었음에도 모든 이에게는 구원의 표징은 아니었다. 못된 헤로데에게는 두려움으로, 동방의 박사들에게는 하늘의 지혜를 얻고자하는 기다림으로. 삶에는 대체적으로 이런 두 가지 모습이다. 헤로데는 온갖 수단으로 세상 권력을 탈취해 권좌에 오른 이다. 타고난 감각으로 메시아의 탄생이 위협임을 본능적으로 눈치 챈다. 그래서 또 한 번의 잔꾀를 찾으려 했다.


한편 박사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먼 길 마다않고 진리 찾아 길 나섰다. 그들은 구세주의 탄생을 깨닫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그분만을 찾는다. 그래서 그들은 오직 그 믿음으로 별빛을 따라 밤이면 밤마다 걸었다. 그 어둠을 별빛이 인도해 주는 길 따라서. 왕과 박사들은 똑같이 예수님을 찾지만 그 목적은 서로 달랐다. 여우같은 헤로데는 자신의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려고 찾았지만 동방의 박사들은 경배하며 선물을 드리려 하였다. 같은 예수님을 두고 한 쪽엔 원수, 또 다른 쪽엔 진리의 불빛이 된다. 동방의 박사는 기쁘고 행복해하지만 이와 반대로 헤로데는 늘 초조와 불안이다.

 

사실 길을 떠난다는 것은 모진 고생과 위험을 받아들이고 이겨 내겠다는 뜻이리라. 기약 없이 길 떠남은 가진 것을 버리는 것과 같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과 친지 가족을 포기했듯이, 먼 길 나섬은 편안함과 개인의 욕심을 버리는 자기 비움일 게다. 동방의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을 만나러 먼 곳에서 별의 인도로만 왔을 게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이것은 분명히 주님께서 개입하신 사건이다. 그분은 시도 때도 없이 다 개입하신다. 그분 떠난 우리는 없다. 우리도 박사들처럼 물러나지 말고 발걸음을 주님께 돌리자. 그러면 그분께서는 삶의 별빛으로 답을 주시리라.

 

이렇게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한 것임은 이미 예고된 바다. 박사들의 길 나섬이 이를 잘 드러낸다. 그들이 그 귀한 선물을 들고 광야를 지나 베들레헴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구세주에 대한 간절함이었다. 우리 역시 광야와 같은 메마른 일상생활의 여정에서도 그분 찾아 이 성전에 모였다. 지금 우리는 어떤 희망으로 큼직한 선물을 움켜쥐고서 그분께 경배 드릴까? 하늘의 별만을 보고 믿음으로 발길 옮긴 박사들처럼, 우리 역시 믿음으로 그분 안에 머물기를 간곡히 기도하자. 오직 밤중에만 그 머나먼 길 달려온 동방의 그 박사들을 꼭 기억하면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동방 박사,주님 공현 대축일,헤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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