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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강론.마태 2,1-12(주님 공현 대축일); 수도원건축기금을 위한 미사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07 조회수1,525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2,1-12(주님 공현 대축일); 수도원건축기금을 위한 미사

 

 찬미 성탄!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2의 성탄절이라고도 불리는 주님의 공현 대축일니다.

 무엇보다 먼저, 이 미사를 여러분과 함께 봉헌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본당 신부님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들 드립니다. 또한 이곳 논현동성당의 모든 분들께 주님의 축복과 평화를 빕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함께 그동안 목동들에게만 알려져 있고 감추어져 있었던 메시아의 탄생이 비로소 오늘 동방박사들을 통해 전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방교회에서는 오늘을 거룩한 빛의 축제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말합니다(이사 60,5).

그때 이것을 보는 너는 기쁜 빛으로 가득하고, 너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벅차오르리라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기쁜 빛으로 가득한지요? 마음이 두근거리고 벅차오르는지요? 그리고 참 빛을 향하여 기꺼이 먼 길을 떠나가고자 하는지요? 그분께 드릴 예물도 준비해서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바로 이 벅찬 기쁨을 찾아 동방박사와 함께 임을 찾아나서는 여행을 해보고자 한다. 이는 하느님을 찾는 여정이요, 진리를 찾는 여정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한 부류는 임을 찾아 여행하는 이들이요, 또 한 부류는 임을 찾아 여행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 이들입니다. 전자에는 빛을 따라나선 동방박사들과 이미 나자렛에서 여행해 온 마리아와 요셉, 그리고 하늘에서 땅에까지 여행해온 아기 예수님이고, 후자에는 왕궁에 머물러 있는 이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입니다.

우리는 이 둘 중,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요? 빛과 진리를 찾아 길을 떠나 여행하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안전과 편리에 머물러 안주하고 있는 사람일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임을 찾는 여행<세 번의 길 떠남>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떠남>은 집을 떠나 예루살렘에 이르는 여행이요, <두 번째 떠남>은 예루살렘을 떠나 베들레헴 마구간에 이르는 여행이요, <세 번째 떠남>은 마구간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여행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빛이 비추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별이 나타나 우리를 비추었기 때문에 빛을 따라 걸을 수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모두 그 별을 보고 길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을 애타게 갈망하고 고대하는 자만이, 그분의 별(마태 2,2)을 따라 그분께 경배하러 길을 떠납니다.

 사실, 우리는 그렇게 길을 떠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분을 경배하러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신가요?

 이렇게, 우리는 이미 <첫 번째> 길을 떠나온 사람들입니다. 곧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을 걸어온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 길을 걸어 오면서 편리와 안주를 포기해야 했고, 위험과 위기의 십자가를 져야 했습니다. 때로는 사막처럼 무미건조하고 쓸쓸할 때도 있었고, 어둠에 쌓여 길을 분별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길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좌절하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그분이 계실만한 화려한 하려한 곳을 찾아 기웃거리기도 하였습니다. 마치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 왕궁을 기웃거렸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디에서도 메시아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이 메시아를 찾아 만나는 데에는 꼭 필요한 한 가지(루가 10,41)가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참된 빛이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마태 2,3)를 이미 말씀 속에 이미 계시해 주셨습니다. 예언자 미카를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미카 5,1)

 

 그리하여, 동방박사들은 이제 말씀을 따라서, <두 번째 길>을 떠납니다. <두 번째 길>은 우리가 잠시 머문 허황한 왕궁을 떠나 작은 고을 베들레헴을 향하는 길입니다. 잠시 빛을 잃고 헛군 데를 찾은 우리는 이제 말씀의 비추임을 따라, 그 빛이 비추는 곳,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을 만납니다.

 이제는 낮은 곳, 마구간에 우리 자신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야 경배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하면, 참된 빛이 낮게 엎드린 우리를 비출 것입니다. 우리 안에 참 빛이 들고, 우리 안에 말씀이신 아기 예수님이 탄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자신을 예물로 내어놓는 <세 번째 길>을 떠나야 할 때입니다. 우리 안에 탄생한 말씀이신 아기 예수님을 품고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할 떼입니다. <세 번째 길>을 떠남이 바로 오늘 이 성탄과 공현이 우리에게 이끄는 길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걷는 것이 아니라, 길이신 예수님과 함께 동행 하여 함께 걷는 일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자신의 살을 쪼개어 나누는 일입니다. 자신의 삶을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예물로 바치는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드려야 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로마 12,1)

 

   

<강론>은 여기에서 마치고, 지금 의정부교구 내 양주에 조그마한 마구간을 짓고 있는 저희 수도원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기도렉시오 디비나라 불리는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를 세 기둥으로 하여 살아가는 수도승생활을 하는 수도회입니다. 저희 수도회는 경남 고성에 들어온 지 30년 정도 되었는데, 2년 전에 또 하나의 수도공동체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지금, 수도회는 있어도 아직 수도원이라는 집이 없어, 연립주택에서 월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축복과 많은 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지난 7월에 수도원 건축을 시작하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마는 겨울이기도 하지만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건축공사를 해오면서, 저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집은 우리의 힘이나 열성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당신께서 땅을 주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도 없고, 받쳐주지 않으면 기둥을 세울 수도 지붕을 올릴 수 없고, 안전으로 보호해주시는 주님의 손길이 없다면, 또한 일꾼들을 보내주지 않으면, 그들의 기술과 재능을 주지 않으면, 경비에 들어가는 재화를 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우리의 무지와 무능력과 허약함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앞서 이끌어 나가시는 주님의 섭리와 활동을 가르쳐주셨고, 주님께 대한 의탁과 믿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은인들의 지원과 기도의 은혜를 깨우쳐주었고, 세상에 대한 사랑의 유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또한 물질적인 건물로서의 수도원건축보다도 더 귀한 우리 수도가정공동체라는 건축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추가공사비는 늘어나는데, 여전히 공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호의와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이 초라한 마구간을 방문한 동방박사들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주님의 성전의 기둥이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정성과 도움이 수도원의 지붕이 되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호의와 지원이 작은이들이 머물 수 있는 손님방 한 칸의 벽면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희 수도원은 정주수도원으로 사도직이 없이 기도하고 일하는 공동체생활을 하는 수도원이라서 본당에서 형제자매님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모금이 더 힘듭니다. 다시 한 번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호의와 도움을 간청 드립니다.

 여기 논현동성당에 올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본당신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면서, 여러분 모두에게 축복과 평화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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