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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 목/ 생명의 불꽃이 피는 자리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0 조회수2,261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주 목, 1사무 4,1ㄴ-11; 마르 1,40-45(17.1.11)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The cleansing of a leper


 



생명의 불꽃이 피는 자리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에 맞서 싸웠으나 사천 명 가량이나 살상 당하고 패배합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의 궤를 모셔와 다시 필스스티아와 싸웁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보병이 삼만이나 쓰러지고 하느님의 궤마저 빼앗기고 맙니다.

결국 필리스티아인들은 하느님의 궤 때문에 벌을 받고 보상제물과 함께 다시 이스라엘로 반환됩니다(5-6장). 이 사건은 거룩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거룩함을 요구하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요청에 올바로 응답하지 않으면 제아무리 성소에 피한다 해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의 나환자는 하느님 앞에서 올바른 태도를 취함으로써 생명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게 한 사람입니다. 나환자는 살았으나 죽은 시체로 간주되었습니다(민수 12,12). 그 결과 그는 일상생활과 종교행위, 대인관계 등 모든 부분에서 소외되고 멸시를 당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나환자는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깨끗이 치유 받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무엇보다도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생명의 주님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알아보았을 뿐만 아니라 생명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믿었지요. 알아보고 믿었기에 그는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1,40). 하며 도움을 청합니다.

생명의 불꽃은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피워주십니다. 따라서 그분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길 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주도권을 알아보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면, 생명의 불꽃은 꺼지고 죽음의 그늘이 덮치고 말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뿌리깊은 교만입니다. 나병환자는 자신 안에 생명의 모닥불을 지피려고 생명 앞에 겸손하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나환자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신앙과 겸손의 태도만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아픔과 처지를 올바로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드러냈기에 무릎을 꿇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올바른 자기이해와 자기수용은 자기 사랑의 기본입니다. 이는 생명의 주님을 만나고 사랑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요.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는 상처를 그대로 안고 상처 입은 치유자께 나아가야겠습니다.

또한 나환자는 생명과 자유를 갈망하고 열망했습니다. 그에게는 낫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몸이 성한 사람 가까이에 가지 말아야 하는 정결법을 어기면서까지 예수님께 다가가 치유를 청한 것입니다. 그의 간절함을 알아보신 예수께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1,41) 하시자 곧바로 그의 병이 치유됩니다.

나 자신도, 우리 사회와 교회도 상처 입고 병든 나환자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굵직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치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언자적 증거는 커녕 악표양의 암세포를 퍼뜨리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명의 불꽃이 다시 타오를 수 있도록 생명과 자비의 주님께 나아가야겠습니다.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아픈 상처와 치부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회복과 재생의 불씨를 간절히 청해야 할 때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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